숭례문 방화, 관리 책임기관 본격 수사

숭례문 방화, 관리 책임기관 본격 수사

2008.02.14. 오전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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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숭례문 방화 피의자 채 모 씨에 대한 조사가 일단락되면서 이제는 관리 책임이 있는 기관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문화재 관리의 1차 책임이 있는 문화재청에서부터 관리를 위임받은 서울 중구청과 사설 경비업체, 그리고 진화를 담당한 소방당국까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황순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숭례문 방화 사건에 대한 수사의 초점이 관리 책임기관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문화재청과 중구청, 담당 경비업체 그리고 소방 당국까지도 수사의 대상입니다.

[인터뷰:이혁, 서울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
"폭넓게 조사하고 있고, 위법사항이 나올 경우 형사처벌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책임기관으로 수사선상에 오르는 곳은 문화재청으로부터 숭례문 관리를 위임받은 서울 중구청.

경찰은 이미 중구청 공원녹지과 직원 등을 상대로 관리 실태에 대한 기초조사를 실시한 결과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김영수, 서울 남대문경찰서장]
"휴일이고 20시 이후여서 근무자가 없었고, 당일도 20시까지 근무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이부분도 더 조사하고 있습니다."

중구청과 계약을 맺고 무인경비시스템을 도입한 사설업체 KT텔레캅도 수사대상입니다.

1주일에 고작 5번 정도 순찰을 돈데다 적외선 감지기가 울렸는데도, 경찰과 소방당국에 연락도 하지 않고 10분이 지난 뒤에야 현장에 도착하는 등 사실상 숭례문을 방치한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특히 중구청이 지난달 시설경비업체를 교체한 것에 주목하고 경위를 집중 수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화재 관리 책임 기관인 문화재청도 조사를 피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미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가운데 어느 선까지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법처리 대상이 될 지 관심입니다.

화재 발생 초기에 진화에 실패한 소방당국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인터뷰:김수현,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8시 50분인가 출동해서 진화시작했다는데, 벌써 4시간 5시간이나 걸렸잖아요..."

경비대책이 전무하다고 할만큼 문화재 관리를 허술하게 해오다 국보1호 숭례문이 잿더미로 변해버리는 사태를 초래한 관계 기관들.

국민의 분노와 상실감이 큰 만큼 이들의 책임에 대한 경찰 수사도 매섭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황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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