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하리' 원정화, '탈북자' 신분 이용..자유롭게 간첩 활동

'마타하리' 원정화, '탈북자' 신분 이용..자유롭게 간첩 활동

2008.08.28. 오후 8:1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탈북자로 행세하며 군 관계자에게 빼낸 정보를 북한에 넘겨온 30대 여자 간첩이 붙잡혔습니다.

이번 사건의 특징은 적발된 간첩이 탈북자로 위장해 활동을 해왔다는 점입니다.

이만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탈북자를 위장한 간첩 원정화 씨는 간첩활동을 하며 아무 제약을 받지 않았습니다.

위장결혼을 통해 국내에 들어왔고, 국가정보원에도 탈북자라고 자진 신고했습니다.

북한 말을 쓰고 남한 사정에도 어두웠지만 탈북자라고 당당하게 밝히고 별다른 의심도 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탈북자 신분을 이용해 군부대에서 안보 강연을 하며 군 정훈장교 등을 사귀며 정보를 얻었습니다.

원 씨는 또 지난 2002년부터 중국을 십여 차례 오가며 북한 보위부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중국을 통한 탈북자라는 신분이 원 씨에게는 간첩 활동의 합법적인 공간을 확대시켜준 것입니다.

[인터뷰:김경수, 수원지검 2차장검사]
"일부 탈북자 가운데, 간첩이 존재한다는 의심이 있었는데, 이 가운데 실체를 밝힌 최초의 사례입니다."

여기에 발달된 통신 수단과 인터넷 등을 활용하면서 난수표나 무전기 등은 아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원 씨는 또 북한 보위부에서 공작금을 받기도 했지만 대북 무역등을 통해 간첩활동에 필요한 돈을 스스로 마련해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원 씨는 대북 정착금 가운데 일부를 북한 청진에서 동생이 운영하는 외화상점에 투자까지 하는 등 생계활동과 간첩활동을 병행해 왔습니다.

탈북자 만 3.000명 시대.

이제는 새터민의 정착 지원 못지않게 탈북자에 섞여 내려오는 간첩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이만수[e-mansoo@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