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제] ⑧ 부모 품 떠나는 어린이 는다

[서민경제] ⑧ 부모 품 떠나는 어린이 는다

2008.11.10. 오전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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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불경기가 심각해지면서 부모의 품을 떠나 지내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부모들이 어린이를 보육원에 맡기거나, 위탁가정에 보냈다가 데려가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정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빠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눈물이 흐르는 9살 어린이.

울다가 지친 목소리에선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납니다.

부모가 이혼하고 위탁가정에서 지낸 지 2년째.

올해는 꼭 함께 살자던 김 양의 아빠는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인터뷰:김 모 양, 위탁가정 어린이]
(아빠가 제일 보고 싶을때가 언제야?) "토요일이요. 어차피 내일 만나니까. (아빠랑)같이 살고 싶어요."

위탁 기간은 끝났지만 빚이 여전히 남아 있고 함께 살 방 한 칸 조차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경화,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저희 친부모님들 대부분 건설 노동직이나 서비스직에 사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직종이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만큼 경제상황 회복이 힘들기 때문에 친가정 복귀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8살 안 모 군은 오늘도 학교수업을 끝내고 방과 후 교실을 찾았습니다.

집에 가봐야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빠는 장사를 나갔고 최근엔 엄마마저 지방에 취직하면서 가족이 모이는 건 기껏해야 일주일에 세 번 정도입니다.

한 푼이라도 벌어보려고 엄마가 생활전선에 뛰어들면서 가정 교육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안 모 군, 방과후 학교 학생]
"엄마 보고싶어요. 맛있는거 해주니까."

사정이 다급한 부모들은 자녀를 아예 보호시설에 맡기기기도 합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보육원과 같은 지원시설에 맡겨진 서울지역 어린이 수는 359명, 지난 한 해 수준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아동복지재단이나 지원 시설에 대한 후원의 손길은 크게 줄었습니다.

한 복지 재단에서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후원을 중단한 사람이 최근 두 달 사이 9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인터뷰:김영일, 세이브더칠드런 차장]
"제일 많이 타격을 받는 것은 저희 소외 받는 아동들이고요. 또 정부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차상위 계층이나 소외아동들은 더 많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래서 조금 사회적으로 나눔의 손길과 따뜻한 마음을 좀 나눠주셨으면 합니다."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근심없이 자라야 할 어린이들이 하나 둘 씩 부모 품을 떠나고 있습니다.

YTN 정유진[yjq0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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