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노인들

갈 곳 없는 노인들

2009.05.19. 오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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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YTN은 문화와 여가생활에서 소외된 노인들의 실태를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마땅히 갈 곳도 그렇다고 즐길 거리도 없는 노인들의 현실을 살펴봤습니다.

강진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도심의 공원.

삼삼오오 모인 노인들이 장기를 두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소일거리를 하는 게 전부지만 마땅히 갈 곳 없는 노인들에겐 둘도 없는 휴식처입니다.

[인터뷰:김봉석, 인천시 석남동]
"인천에서 마땅히 갈 곳이 없어요. 여기 오면 장기도 두고 바둑도 두고 이렇게 하죠."

지하철을 타고 멀리 천안에서 이곳을 찾는 노인들까지 있습니다.

사정은 인근 지하철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날씨가 궂은 날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이 더 늘어납니다.

역 안에 설치된 텔레비전을 보거나 신문을 읽는 게 유일한 낙입니다.

[인터뷰:정갑규, 경기도 수원시 정자동]
"비가 오면 여기서 놀고, 비가 안 오면 거기서 놀고 그래. 커피 같은 것 주면 한잔 씩 얻어먹으려고 내려오고..."

도심 곳곳에 문화시설은 많지만, 노인들은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여가활동에 만족을 느끼는 사람은 3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만족스럽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 때문입니다.

현재 국공립 문화 시설을 제외한 민간 시설의 경로 할인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민간시설의 경로 우대할인은 업체 자율에 맡겨져 있습니다.

[인터뷰:김동배,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업소를 이용할 때 할인받을 수 있는 제도를 둔 곳도 꽤 있지만, 지자체가 재정적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노인들을 우대하자는 정도이기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도 있어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5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무관심과 지원 부족 속에 갈 곳 없는 노인들은 지금도 거리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YTN 강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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