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어마을 가짜 원어민 강사 채용 물의

단독 영어마을 가짜 원어민 강사 채용 물의

2009.08.06. 오전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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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방학 때마다 학원가에서는 무자격 외국인들이 영어강의를 해 문제가 되고는 하는데요.

자치단체가 운영비를 지원하는 영어마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지원하는 영어마을이 가짜 원어민 강사를 고용해 어린 학생들을 속여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방학을 맞아 영어마을이 학생들로 북적입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 대구시교육청이 참가비를 지원해 학생들을 몰아 주면서 개원 1년 만에 만 5,000여 명의 학생들이 다녀 갔습니다.

하지만 미국 명문 대학이 검증했다고 하는 현지인 강사들의 영어수준은 기대 이하입니다.

[인터뷰:학부모]
"너 내일 다시 아침 먹는 데로 오라고 이 이야기를 하는데, tomorrow here 이렇게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저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거에요. 우리가 여기 보냈을 때는 완전한 문장으로 이야기해주길 바랐었는데..."

[인터뷰:영어마을 다녀온 초등학생]
"필리핀 선생님들이랑 뉴스 진행도 많이 하고, 영화를 보면서 질문에 써 넣기도 하고, 풍선같은 걸로 재밌는 모형이나 그런 걸 만들기도 하고..."

필리핀과 루마니아 등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 사람들이 영어 강의에 나서는 것은 엄연한 불법.

이들의 인건비가 정식비자를 받은 원어민 강사의 20% 수준인 점을 노려 무자격 강사들을 고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어마을 측은 유학 온 학생들에게 단순 보조업무를 맡겼을 뿐 수업을 시킨 사실은 없다고 주장 합니다.

[인터뷰:영어마을 관계자]
"우리는 또 100% 미국인 교사라고 다... 학부모들과 약속, 대구시와 경상북도와의 약속이 다 깨지는데 우리 굉장히 조심하고 있고 그런 법 어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1년에 수십억 원의 운영비를 직접 지원하고 있는 대구시는 감독 권한이 없다고 발뺌합니다.

자치단체를 믿고 아이들을 맡긴 학부모들만 분통이 터집니다.

[인터뷰:학부모]
"엄마들이 거기밖에 믿을 수 있는 데가 없잖아요. 왜냐하면 영어가 너무나 하고 싶은데 외국 보내려니까 너무 힘들고, 세금 갖고 하는 일 같으면 더 철두철미하게 근데 대구시에서 이 일을 모른다고 하면 저희는 많이 황당하죠."

경찰은 최근 무자격 외국인들을 불법으로 고용한 혐의로 문제의 영어마을 대표와 영어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전문 대학의 법인을 입건했습니다.

사교육비를 줄이고 영어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며 세금으로 무자격 강사를 고용한 영어마을에서 어린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걱정스럽습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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