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과 결탁

[앵커멘트]

조직폭력배들이 아파트 재개발 사업에 개입해 폭력을 행사하고, 대포통장을 만들어 중국의 사기꾼들에게 판매하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정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젊은 여성이 은행 현금지급기 앞에 서 있습니다.

5분 남짓한 시간동안 이 계좌, 저 계좌에서 돈을 뽑고는 유유히 사라집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속아 입금된 돈을 인출한 것입니다.

조직폭력배 35살 이 모 씨 등은 이같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하나에 20∼30만 원씩 받고 대포통장을 만들어 넘겨줬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모두 천 여개의 대포통장을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폭력배들은 또 현금카드를 발급받아 대포통장에 입금된 돈 가운데 1억 5,000여 만 원을 가로채기도 했습니다.

[인터뷰:폭력조직원]
"돈을 빼돌렸고 얼마를 빼돌린 것을 다 알게 되는데 그쪽에서도 뭐라고 할 수가 없는게 자기들도 불법인데 우리들도 똑같이 불법이니까."

이들은 재건축 이권에도 개입했습니다.

재건축 설명회장에서 폭력을 행사하고, 패싸움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안산과 시흥 일대 유흥업소에서는 보호비 명목으로 2,200여 만 원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터뷰:피해 유흥업소 종업원]
"사기를 치는 것 같기는 한데 알릴 수도 없고 하소연도 못하고. 답답하면서."

사업을 방해하거나 이권을 챙기는 '고전적' 행태에서 부터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계까지, 조직폭력배들의 이권 사업이 갈수록 다각화 돼가고 있습니다.

경찰은 조직 두목 이 씨 등 11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37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정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