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웠던 전국 검사회의...갈등 잠복

싱거웠던 전국 검사회의...갈등 잠복

2010.01.21. 오후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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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법원과 검찰 사이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열린 전국 검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화상회의가 열렸습니다.

우려했던 법원 비판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법원과 검찰 내부에서는 앙금이 가시지 않아 갈등은 언제라도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PD 수첩' 무죄 선고로 법원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전국 검사 1,700여 명이 화상 회의를 열었습니다.

법원에 대한 비판 발언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에 취재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전날 사법부 판단에 대해 국민이 불안해 한다며 법원을 비판했던 김준규 검찰총장.

'상황이 어수선하다'고 운을 뗐지만 이번에는 검사들에게 의연한 대처를 주문했습니다.

[녹취:김준규, 검찰총장]
"우리 검찰은 가야할 길을, 갈 길을 의연하고 당당하게 갔으면 합니다."

결국 검찰은 본연의 역할과 임무를 꾸준히 해나갈 수 밖에 없다며 검사 모두가 하나가 돼서 현 상황에 차분하게 대응하자고 당부했습니다.

우려됐던 검사들의 감정섞인 돌출 발언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국 검사회의를 마친 뒤 검찰은 법원에 'PD수첩' 사건에 대한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법원 역시 갈등 상황에 대한 공식반응을 자제했습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출퇴근 길에 만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법원 내부에서는 검찰과 정치권의 사법부 때리기를 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최근 법원에 대한 검찰의 비판은 이전과 다르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사법부 개혁 추진 움직임에 대해서도 법원 스스로 제도 개선에 나설 수 있지만 정치권에서 사법부를 흔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칫 법원 성토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았던 전국 검사 회의는 예상보다 싱겁게 끝났습니다.

하지만 재판 결과를 둘러싼 법원과 검찰 내부의 분위기는 여전히 격앙돼 있어 갈등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YTN 이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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