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욱, "5만 달러 의자에 놓고 나와"

곽영욱, "5만 달러 의자에 놓고 나와"

2010.03.12. 오전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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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어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검찰이 새벽까지 조사를 벌여 죽을 것 같았고 한 전 총리에게 줬다는 5만 달러도 직접 준게 아니라고 증언했습니다.

법원은 오늘도 다시 곽 전 사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보도국 연결해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신호 기자!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검찰 조사에서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는 증언을 했다고요?

[리포트]

곽 전 사장이 어제 처음 한 전 총리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한명숙 전 총리의 변호인이 5만 달러를 줬다고 진술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곽 전 사장은 검사가 호랑이 처럼 무서웠고 자신이 몸이 아파서 살려고 그랬다고 답변했습니다.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변호인이 돌아가고 나면 새벽까지 남아서 검사와 면담을 해야 했고 주로 정치인들과 관련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심장병이 있는데 구치소에 돌아가서 2시간밖에 잠을 못 자면 견딜 수가 없어서 사실대로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질문]

그렇지만 돈을 줬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검사가 돈 준 정치인을 대라고 했고, 처음에는 한 전 총리가 좋은 분이라고 생각해서 좀 줄여서 3만 달러만 줬다고 진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다가 변호인들이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해서 돈 준 사실이 없다며 진술을 번복했답니다.

그런데 이후에도 조사가 계속됐고 나중에는 자신이 죽을 것 같아서 5만 달러를 줬다는 진술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질문]

강압수사 논란도 나올 수도 있는 대목인데 검찰은 어떤 입장입니까?

[답변]

검찰은 즉시 반박했습니다.

심야 조사는 없었다면서 오해가 생기지 않게 구치소 기록을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곽 전 사장이 "검사님 저랑 1~2시까지 면담하고 그러지 않으셨습니까"하고 다시 반박해 법정이 잠시 술렁거리기도 했습니다.

[질문]

한명숙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는 상황에 대한 증언도 검찰 주장과 좀 달랐어요?

[답변]

곽영욱 전 사장은 돈을 직접 주지는 않았고 오찬장 의자 위에 올려놓고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석할지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변호인측은 곽 전 사장이 명백하게 진술을 번복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검찰측은 기존 진술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검찰의 원래 공소장을 보면 이렇게 돼 있습니다.

"양복 안주머니에 넣어간 미화 2만 달러와 3만 달러가 든 편지봉투 2개를 한 전 총리에게 건네줬다" 직접 줬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은 표현입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너댓명 들어가는 작은 방에 돈을 놓고 나왔는데, 돈이 어디 가겠냐며 전체적인 진술 취지는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놓고 나왔다는 말이나 직접 줬다는 말이나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질문]

곽 전 사장이 한명숙 전 총리에게 1,000만 원 짜리 골프채 세트를 선물했다는 증언도 또 나왔죠?

[답변]

사실 이 부분은 2002년, 한 전 총리가 여성부 장관일 때 일이라 혐의에 들어있는 내용은 아닌데요.

검찰이 곽 전 사장과 한 전 총리가 이렇게 친했다는 부분을 입증하기 위해서 내세운 증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와 함께 골프 백화점에 가서 1,000만 원짜리 골프채 세트를 선물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검찰은 해당 골프용품점 거래 명세서를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질문]

뇌물 사건은 돈을 줬다고 말한 사람 진술이 믿을만한지가 제일 중요한데 곽영욱 전 사장의 진술이 좀 달라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요?

[답변]

돈을 줬다는 진술 자체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돈을 줬다는 진술을 한 배경에 대한 새로운 진술이 나왔고, 또 직접 돈을 건네준 것은 아니라는 증언을 한 점도 의미있는 부분입니다.

곽 전 사장은 또,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한 전 총리와의 친분이라든지 오찬장에서 한 전 총리가 한 말 등 중요한 정황에 대한 진술도 뒤집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원래 곽 전 사장 심문은 어제 오전까지만 예정돼 있었는데 법원은 오늘 오전 10시부터 곽 전 사장 심문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공판에는 곽 전 사장의 부인과 딸도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YTN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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