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로비' 어디까지 뻗쳤나?

'거미줄 로비' 어디까지 뻗쳤나?

2011.01.12. 오후 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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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건설현장 식당 브로커 유 모 씨, 힘을 빌릴 수 있는 인사라면 가리지 않고 로비 대상으로 삼았던 흔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여당 최고위원인 정두언 의원도 서울시 정무부시장 시절 유 씨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윤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브로커 유 모 씨의 로비는 거미줄 처럼 곳곳으로 뻗쳤습니다.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도 서울시 정무부시장 시절 유 씨를 만났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2003년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사람의 부탁으로 유 씨를 만난 적이 있다"면서 "브로커 분위기가 짙어서 그 뒤로는 만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을 서울시장 시절부터 보좌해 온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도 유 씨에게 로비를 받은 의혹이 불거진 뒤 사퇴했고, 서울시 SH공사 사장을 지냈던 현직 공기업 사장 최 모 씨는 유 씨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주요 수사선상에 올라 있습니다.

검찰은 특히 최 씨와 관련해 SH공사의 공사 발주 기록을 검토하는 등 구체적인 혐의 입증에 나선 상태입니다.

게다가 최 씨를 통해 전현직 광역단체장 2명에게까지 간접 로비가 이뤄졌다는 정황도 검찰이 살펴보고 있는 대목입니다.

현직 차관급 인사의 이름도 수사 초기부터 검찰 주변에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전 정부 인사들도 상당수 거론되고 있습니다.

정장섭 전 중부발전 사장이 발전소 공사장 식당 운영권 등과 관련해 수천만 원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고, 전직 차관 문 모 씨도 로비를 받은 의혹이 새롭게 불거져 수사 대상으로 오른 상태입니다.

참여정부 시절 요직을 두루 거쳤던 전직 장관 1명도 꾸준히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고향인 목포와 사업 근거지가 됐던 영남 지역의 인맥, 유 씨가 지역이나 정치색을 넘나들며 건설현장 식당 브로커로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된 셈입니다.

유 씨의 이른바 '로비 리스트'를 통해 연일 새로운 인사들이 불거지고 전·현 정권 정관계 전반으로 폭이 넓어지면서 검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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