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부대 유가족, "유해라도 돌려달라"

실미도 부대 유가족, "유해라도 돌려달라"

2011.01.15. 오후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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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1970년대 실미도에서 북파 공작훈련을 받다 탈출한 뒤, 총격전을 벌이다 숨진 훈련병들의 유가족들이 소송을 냈습니다.

유해 인도 청구 소송인데, 가족들은 고인들의 시신이라도 되찾아 넋을 위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968년, 서해 실미도에는 북파 공작을 위한 비밀 특수부대가 만들어졌습니다.

취업을 보장해준다는 말에 속아, 31명이 3년 이상이나 세상과 격리된 채 훈련을 받았습니다.

혹독한 훈련이 이어졌고, 구타 등으로 7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북파 공작 계획마저 무산되자 71년 8월, 훈련병들은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총격전을 벌이며 수도권 방어선을 뚫고 청와대로 향하던 훈련병들은 서울 노량진에서 군과 대치하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살아남은 4명은 군사법정으로 넘겨져 사형됐습니다.

훈련병들의 신원은 이후에도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가족들은 지난 2005년 군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고서야 행방불명됐던 혈육이 '실미도 부대원'으로 숨졌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인터뷰:이명철, 고 이명구 훈련병 동생]
"(실미도 얘기를) 듣는 순간 부들부들 떨리고 내가 막…쿵쿵 떨리고 가슴이. 얼마나 수십 년 동안을 우리 가족이 찾았는데. 장형(맏형)이에요. 우리 집안에..."

하지만, '실미도 부대원'들의 유해는 발굴 5년째 컨테이너 박스에 방치돼 있습니다.

군진상규명위에서 가매장된 유해 20구를 발굴했지만, 훼손정도가 심해 12구는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사형당한 4명을 포함한 10명의 유해는 아예 행방조차 찾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이향순, 고 이서천 훈련병 동생]
"정말 우리 오빠 찾고 싶어요. 유골이라도 찾고 싶어요. 꼭 찾아주세요. 정말로 찾아주세요 오빠를..."

실미도 훈련병의 유가족 6명은 국가를 상대로 유해인도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 국가의 관리 하에 있는 묘역에 가족들을 묻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YTN 김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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