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한파로 빈곤층 최악의 겨울나기

이상 한파로 빈곤층 최악의 겨울나기

2011.01.20. 오후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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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이상 한파가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겨울나기가 힘든 소외계층은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 한파에 따른 지원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유투권 기자입니다.

[리포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 때문에 가만히 서 있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기름 보일러는 고장이 난 채 벌써 몇 년째 방치돼 있습니다.

의지할 것이라곤 전기장판 뿐, 한낮에는 그럭저럭 버텨내지만 밤이 되면 살을 에는 추위에 잠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얼마 전에는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김복순(90)]
"올해가 몇 년만의 처음이라는데, 부산이 이렇게 추운게... 보일러 고치려 해도 돈이 들어서 안고치고 그냥 놔두고 있어요. 멀쩡한 보일러가 있어도 그림의 떡입니다."

치솟는 기름 값 때문에 보일러 가동은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실제로 보일러 등유의 가격은 1ℓ에 1,180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한달 가까이 최저 기온이 영하를 기록하는, 30년 만의 최장기 한파 앞에 말 그대로 속수무책일 뿐입니다.

[인터뷰:박옥순(78)]
"아예 때지를 못해요. 그 20만 원씩 내고 나면, 방세 12만 원 주고 나면 남는 게 뭐 있어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소외계층은 부산에만 16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여름에는 폭염, 겨울에는 한파가 반복되는 한반도의 이상 기후는 소외계층에겐 더더욱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별도의 난방 대책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인터뷰:최동섭, 부산 사회복지연대 집행위원장]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에 더해서 이런 특별한 상황에는 긴급히 난방비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 어느 해보다 혹독한 겨울, 소외계층에겐 남은 겨울을 버텨내는 것이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YTN 유투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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