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 '매연저감장치' 잇따라 도난...왜?

[현장24] '매연저감장치' 잇따라 도난...왜?

2011.01.21. 오전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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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올해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대형 화물차 등 노후된 경유 차량이 매연을 줄이는 장치를 달지 않고 운행하면 벌금을 물게 됩니다.

그런데, 수백만 원을 주고 단 이 장치가 도난 당하는 일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강정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8톤 화물차를 운전하는 최관섭 씨는 요 며칠 일도 못 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차량에 달아놓았던 매연저감장치를 누군가 떼어갔기 때문입니다.

올해부터는 매연저감장치 없이 운행하다 적발되면 최대 200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만 하는 상황.

다시 달려고 해도, 600만 원이나 되는 설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입니다.

[인터뷰:최관섭, 화물차 운전자]
"기분이야 말할 수 없이 나빴죠. 그리고 이걸 다시 달아야 하는데 너무 고가품이라서 상당히 걱정스럽습니다."

이같은 피해를 당한 것은 최 씨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수도권에서만 매연저감장치 도난 신고가 30여 건 접수됐습니다.

도난이 잇따르는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은 매연저감장치에 포함된 특수 성분 때문.

내부 장치 중 일부가 귀금속인 '백금' 소재로 돼 있는데, 값으로 따지면 200만 원에 이릅니다.

이 매연저감장치 안에 있는 필터를 고온에서 화학약품과 함께 녹이면 백금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각각 일련번호가 있고, 중고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 장치를 통째로는 유통시키기 어렵지만, 백금을 추출해 팔면 큰 돈이 된다는 것을 아는 이들의 소행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김영기, 자동차환경협회 사업지원센터장]
"전에는 거의 없었는데, 이 속에 귀금속이 있어서 일부 전문가들이 절도하는 것 같습니다."

피해가 잇따르자 경찰도 본격 수사에 나섰습니다.

특히, 백금을 추출하는 작업에 상당한 시간과 장비가 필요한 만큼 전문 절도 조직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경찰 관계자]
"용의자가 세 사람으로 압축돼서 저감장치통 떼어 간 것과 어디에 팔았는지만 찾으면 되는데..."

금값 고공 행진 속에 등장한 신종 절도 행각이 화물차 기사들을 울리고 있습니다.

YTN 현장24, 강정규[liv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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