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유일 제조기술, 일본 경쟁업체에 넘겨

전세계 유일 제조기술, 일본 경쟁업체에 넘겨

2011.04.05.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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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국내 중소기업의 영업이사와 직원이 회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일본 대기업에 넘겨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손실액만 향후 5년 동안 수천 억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나연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병검사 장비를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

공장에서 생산된 음료수 병이나 캔 가운데서 불량품을 골라내는 기계를 만듭니다.

5년 동안 60여억 원을 투자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일본 대기업의 국내 시장 독점을 막아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07년 1월, 해외 시장을 놓고 다투던 일본 경쟁업체에 회사 고유 기술이 흘러들어간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인터뷰:피해업체 대표]
"외국에서 대만이나 말레이시아에서 경쟁을 했을 때 '경쟁업체에서도 개발이 됐다, P&S 거랑 똑같다.' 그래서 알았죠."

제조기술을 빼돌린 건 영업이사로 근무하던 43살 장 모 씨.

다른 사업을 하겠다며 퇴사했지만, 알고보니 영업비밀이 담긴 노트북 컴퓨터를 그대로 들고 경쟁업체로 이직했습니다.

1년 뒤에는 기술지원팀 과장까지 장비 개발 기술과 해외 마케팅 정보를 들고 경쟁업체로 건너갔습니다.

경쟁업체에 유출된 이 하드디스크 안에는 프리폼 검사기라는 장비의 설계 도면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른바 '일체형' 기술이 도입된 것으로 피해업체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기술입니다.

[인터뷰:김동성,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
"세계에서 5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세계 유일의 기술이 일본 대기업에 유출되었다는데 특징이 있습니다."

영업 비밀이 새어나가면서 피해업체가 입은 예상 손실액은 향후 5년 동안 4,000억 원.

경찰은 장 씨 등을 불구속 입건하고, 경쟁업체 대표와 한국지점장을 지명수배했습니다.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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