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 현역 장교 4명 북에 납치·체포"

단독 "우리 현역 장교 4명 북에 납치·체포"

2011.05.20.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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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10년 전 쯤 우리 군의 현역 장교 네 명이 북한에 체포되거나 납치돼 군사 기밀을 유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대북 공작원 출신으로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흑금성', 박채서 씨가 법정에서 이런 사실을 밝혀 파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박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북 공작원으로 활동하다 이후 군사기밀을 북한에 넘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은 '흑금성' 박채서 씨의 3번째 공판.

박 씨 측 변호인은 전직 북한 전문기자 출신 정 모 씨를 증인으로 내세워 우리 군의 현역 장교가 북한에 납치된 사실을 아느냐고 질문했습니다.

그러자 정 씨는 곧 해당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지난 1999년 합동참모본부 중령이 중국 국경에서 북한에 납치됐고, 이어 이 모 대령이 체포됐으며, 이후에 대령 2명이 다시 북한에 납치되거나 체포된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박 씨 측은 납치된 군인들을 통해 북한이 지난 2000년대 초, 이미 '작전계획5027'의 내용을 입수했고, 2004년에는 북한 안에서 해당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때문에 지난 2005년 북한 측 고위 인사의 요구로 자신이 '작전계획5027'을 북에 넘겼다는 검찰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증인 정 씨도 신문사 기자였던 당시 해당 내용을 알게 됐지만, 회사 차원에서 보도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취재가 중단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채서 씨는 일명 '흑금성'이란 암호명으로 대북 공작원 활동을 하다 지난 1998년 안기부에서 해고됐습니다.

이후 주로 중국에서 사업을 벌여 왔고, 지난 해 북한 고위 인사에 군사 기밀을 넘긴 혐의가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에서는 신문내용이 기밀이라는 이유로 재판 상당수가 비공개로 진행됐고, 이번에도 박 씨 측이 먼저 재판부에 비공개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박 씨는 "당시 우리 군 현역 장교 납치 사안이 굉장히 크게 퍼질 수 있어 취재가 중단됐다며, 공개 법정을 통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씨의 주장대로라면 지난 1999년 북방 한계선을 두고 벌어진 '연평해전'으로 남북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당시에, 우리 군 장교들의 잇단 납북 사건이 벌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군 당국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왜 10년이 넘도록 비밀에 붙여져 왔는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YTN 박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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