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생태탐방길이 오히려 생태계 훼손?"

"DMZ 생태탐방길이 오히려 생태계 훼손?"

2011.08.29. 오후 4:2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행정안전부가 생태 탐방로를 만든다며 DMZ에 5백 킬로미터 가까운 자전거 길을 조성하고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생태계를 훼손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공사는 각 자치단체 별로 이뤄지고 있는데 10km 이내로 공사 구간을 나누면서 환경영향평가 등을 피하고 있어 생태계 보전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공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태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DMZ내 명소 중 하나인 두타연입니다.

폭포와 계곡이 어우러지는 경관도 아름답지만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열목어의 최대 서식지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올 초부터 기존 군사도로를 확장하는 등 이곳을 위주로 7.3km의 자전거 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공사가 한창인 다리입니다.

양구군은 이곳을 포함해 계곡을 가로지르는 2개의 다리를 만드는 등 과도한 공사로 생태계 파괴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곳이 열목어가 산란철을 전후해 이동하는 길목이기 때문입니다.

양구군은 열목어가 군 최대 자원이라며 홍보하고 있지만 공사 전 열목어를 보호하려는 조사와 대책은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김대영, 양구군 부군수]
"환경성 영향평가에 열목어라는 부분을 별도로 개설해서 조사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개괄적인 포함해서..."

화천군이 공사중인 평화의 댐에 이르는 6.3km 구간의 DMZ내 또 다른 자전거길입니다.

이곳은 평소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서식지로 최근까지도 산양의 배설물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계획대로 3m 길이 11m로 확장되면 산양은 서식지를 잃거나 로드킬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인터뷰:김동언,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
"로드킬 위험에 처하거나 예민하기 때문에 차가 많이 다니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이곳을 버리고 다른 서식처로 이동할 위험이 있습니다."

화천군은 이 도로가 완공되면 한 해 30만 명에 이르는 평화의 댐 관광객에게 교통시간을 10여 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 자치단체별로 이뤄지고 있는 자전거길 조성 사업은 2009년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DMZ 자전거 평화누리길' 조성 사업의 일환.

공사를 맡은 자치단체는 60년 동안 묶여 있던 개발이 허용된 만큼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러다 보니 생태계 보호가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입니다.

YTN 강태욱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