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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사정 때문에 남의 집 앞에 아기를 두고 가더라도 안전한 곳에 넣어달라며, 한 목사가 2년 전 '베이비박스'라는 것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관계기관과 구청에서는 오히려 아동 유기를 조장할 수 있다며 베이비박스를 철거하라고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나연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친자식과 입양 아동을 포함해 15명의 아이들을 키우는 이종락 목사.
이 목사는 2년 전, 담장에 베이비박스라는 작은 철제 상자를 설치했습니다.
누군가 대문 앞에 두고 간 아기가 추위에 떠는 것을 딱하게 여겨 직접 고안한 겁니다.
[인터뷰:이종락, 2009년 베이비박스 설치]
"자칫 잘못하면 큰일나겠다, 병원 인큐베이터를 못 쓰는 걸 사서 응용해볼까, 별의별 생각을 다 했죠."
지난 2009년 12월 설치 이후, 지금까지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된 아기들은 모두 26명.
최근 들어서는 일주일에 한 명 꼴로 아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관할 구청은 즉각 베이비 박스를 철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아동 유기를 조장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이은주, 서울시 관악구청 생활복지과]
"많은 고민 없이 쉽게 아이를 버린다는 것,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아이들이 자기 근원에 대한 아무런 정보, 출생에 대한 진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버려지고 향후에도 그걸 알 수 있는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것..."
아동유기는 범죄이지만, 자택에 설치한 베이비박스 자체에는 마땅한 법령이 없어 강제로 철거할 수는 없습니다.
[녹취:관악경찰서 관계자]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한 거니까 설치했다고 잘못된 건 없죠. 어떻게 보면 구청이 일이 많아졌죠, 우리도 일이 많아지고..."
베이비박스 철거를 요구하기에 앞서 키울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아기를 맡길 수 있도록 복지 환경부터 마련하라는 이 목사.
사회안전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기할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들어줘서는 안 된다는 구청.
반 년 이상 이어지는 논란 속에 베이비박스에는 지금도 갈 곳 잃은 아기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사정 때문에 남의 집 앞에 아기를 두고 가더라도 안전한 곳에 넣어달라며, 한 목사가 2년 전 '베이비박스'라는 것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관계기관과 구청에서는 오히려 아동 유기를 조장할 수 있다며 베이비박스를 철거하라고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나연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친자식과 입양 아동을 포함해 15명의 아이들을 키우는 이종락 목사.
이 목사는 2년 전, 담장에 베이비박스라는 작은 철제 상자를 설치했습니다.
누군가 대문 앞에 두고 간 아기가 추위에 떠는 것을 딱하게 여겨 직접 고안한 겁니다.
[인터뷰:이종락, 2009년 베이비박스 설치]
"자칫 잘못하면 큰일나겠다, 병원 인큐베이터를 못 쓰는 걸 사서 응용해볼까, 별의별 생각을 다 했죠."
지난 2009년 12월 설치 이후, 지금까지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된 아기들은 모두 26명.
최근 들어서는 일주일에 한 명 꼴로 아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관할 구청은 즉각 베이비 박스를 철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아동 유기를 조장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이은주, 서울시 관악구청 생활복지과]
"많은 고민 없이 쉽게 아이를 버린다는 것,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아이들이 자기 근원에 대한 아무런 정보, 출생에 대한 진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버려지고 향후에도 그걸 알 수 있는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것..."
아동유기는 범죄이지만, 자택에 설치한 베이비박스 자체에는 마땅한 법령이 없어 강제로 철거할 수는 없습니다.
[녹취:관악경찰서 관계자]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한 거니까 설치했다고 잘못된 건 없죠. 어떻게 보면 구청이 일이 많아졌죠, 우리도 일이 많아지고..."
베이비박스 철거를 요구하기에 앞서 키울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아기를 맡길 수 있도록 복지 환경부터 마련하라는 이 목사.
사회안전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기할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들어줘서는 안 된다는 구청.
반 년 이상 이어지는 논란 속에 베이비박스에는 지금도 갈 곳 잃은 아기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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