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의 책임"

[앵커멘트]

대구 한 중학생이 집단 괴롭힘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해 학교 폭력 문제가 다시 한 번 사회적 문제점으로 부가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집단 괴롭힘 피해에 대해 가해 학생뿐 아니라 가해 학생의 부모와 학교까지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홍선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적 장애가 있는 김 모 씨는 지난 2006년 일반 공립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반 친구 가운데 7명이 김 씨를 '바보'라고 놀리고, 때리는 집단괴롭힘이 이어졌습니다.

괴롭힘은 1년 동안 계속됐고, 김 씨는 정신분열증으로 입원 치료까지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김 씨 가족들은 가해 학생들 처벌을 요구했지만 보호 감호 위탁이라는 가벼운 처분을 받는데 그치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가해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학교를 관리하는 지자체 모두에 책임을 묻는 소송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일단,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정신분열증을 인정했고, 손해배상 책임이 있음도 분명히 했습니다.

또, 담임 교사가 집단 괴롭힘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는 학교 운영자인 지자체에 책임이 있다는 2심 판결도 확정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가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지자체가 연대해서 김 씨에게 5천 7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또, 장애가 있는 김 씨를 일반학교에 보낸 것이 잘못이라는 가해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잘못이 아니라고 못박았습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 폭력이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안팎의 구성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YTN 홍선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