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학생 유치 장학금 얌체 지급

우수 학생 유치 장학금 얌체 지급

2012.01.07. 오전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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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일부 대학들이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장학금을 편법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장학금 지급 대상인 최우수 합격자가 다른 대학을 선택하면 차점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고, 돈을 아끼는 식인데요.

해당 대학은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차점자에게 장학금을 주는 대학도 있습니다.

오동건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수의학과에 합격한 조성우 군은 정시모집 수석 입학자에게 주는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차석이었지만, 수석 합격자가 다른 대학을 선택하면서, 자연히 수석이 된 겁니다.

[인터뷰:조성우, 건국대 수의학과 2학년]
"집안 형편 때문에 제가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나중에 전화가 와서 전액장학금을 받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 때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대학이 이런 건 아닙니다.

수석 합격자가 등록을 포기하면 장학금 지급을 유예하는 대학이 적지 않습니다.

[녹취:대학 관계자]
"일단은 유인책이기 때문에 사실은 일단은 이월되거나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등록을 포기할 학생들을 감안해, 예산을 다 책정하지도 않고서는, 일정 기준만 넘으면 장학금을 준다고 과장 홍보하기도 합니다.

[녹취:대학 관계자]
"정시에서도 최초 합격되고 미등록한 학생들이 있잖아요. 그 인원들을 매년 저희 대충 계산해서 몇 프로 정도 나간다는 것을 감안해서 세팅을 가해놓는 것이거든요."

취재결과 서울 시내에서 연세대와 서강대, 경희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등이 등록을 포기한 학생의 장학금을 차순위 학생에게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대학들은 우수 학생에 대한 유인책인 만큼, 차순위 학생에게 지급할 이유가 없다며 나중에 학생들을 위해 쓰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차점자를 포함한 지원자들이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점에서, 속는 기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김호섭, 건국대 홍보팀장]
"그 계열 또는 그 캠퍼스에서 수석 입학한 학생이기 때문에 그 수석 차점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장학금을 내걸고 우수학생을 유치하는 대학들.

얌체처럼 지급하면서, 요란하게 마케팅만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오동건[odk798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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