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편지' 수사...'BBK' 의혹 재점화 하나?

[앵커멘트]

2007년 대선 당시 뜨거운 논란이 됐던 이른바 'BBK 사건'이 최근 들어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김경준 기획입국설과 관련된 편지가 가짜로 드러나면서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서 수사를 하기 시작했는데요.

가짜편지 사건이 BBK 주가조작사건에 대한 의혹으로 이어질 경우 정국에 또 한차례 파장이 예상됩니다.

홍선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7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두고 한나라당에서는 'BBK 사건'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입국이 기획됐다는 주장을 제기합니다.

그 근거로 김경준 씨의 미국 교도소 동기인 신경화 씨가 썼다는 편지도 공개했습니다.

[인터뷰:홍준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 (2007년 12월)]
"신 모 씨가 먼저 귀국해 작업을 벌이다 마음을 돌려 미국으로 김경준에게 보낸 편지가 있습니다."

이 편지에는 김경준 씨가 큰 집, 즉 청와대와 모종의 약속을 하고 귀국하는 것처럼 돼 있습니다.

즉, 당시 노무현 정부가 이명박 후보를 궁지에 몰기 위해 준비한 기획입국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된 겁니다.

그러나 이 편지는 신경화 씨가 아니라 신씨의 동생 신명 씨가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명 씨가 감옥에 있는 형을 돕기 위해 지인의 부탁을 받고 썼다고 털어놓은 겁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짜 편지를 쓰게 된데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이 개입됐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당사자인 김경준 씨는 신씨 형제가 거짓 편지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했고, 검찰은 수감 중인 김경준 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가짜 편지에 대한 수사 결과 신명 씨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5년 전 대선 정국을 뒤흔든 BBK 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BBK 사건'은 김경준 씨가 주가조작으로 수백억 원의 차익을 남기고 이 돈을 횡령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김경준 씨가 BBK 실소유주는 자신이 아니라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이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해 대선 정국에 큰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이명박 후보가 BBK 소유주임을 인정하는 동영상과 명함이 공개되기도 해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당시 후보는 오히려 자신이 김경준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맞서면서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고, 결론은 이 후보의 모든 의혹이 무혐의라고 내려졌습니다.

이어서 진행된 특별검사팀의 수사에서도 김경준 씨는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녹취:김경준, BBK 전 대표 (2008년 1월)]
"억울합니다. 그리고 국민들한테 죄송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진행된 특검 수사에서도 검찰 수사와 같은 결론이 내려지면서 'BBK 사건'은 일단락 됐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기획입국설과 관련된 가짜 편지가 다시 수사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BBK 사건 전반에 대한 의혹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홍선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