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장학금 번복 소동...깊어지는 불신

대학 장학금 번복 소동...깊어지는 불신

2012.02.09. 오후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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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서울 시내 일부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주기로 약속한 장학금을 슬그머니 취소했다가 반발이 일자 다시 지급하겠다고 방침을 바꿨습니다.

학생들은 '찔끔' 내린 등록금을 은근슬쩍 다른 방식으로 보완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소프트웨어 학과를 신설했다며 한양대가 내건 홍보 문구입니다.

신입생 30명 전원에게 4년 장학금을 준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등록을 불과 며칠 앞두고 합격생 10명은 장학금을 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수시 합격자와 성적 우수생 20명 만이 장학금 지급 대상이라는 겁니다.

[녹취:합격자 학부모]
"전화를 그때도 거의 10번을 했거든요. 그랬더니 (장학금은) 안된다고 그때도 딱 그래 버리더라고요."

항의가 들어오자 한양대는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과장되게 홍보한 측면이 있었다며 다른 재원을 확보해 수습에 나섰습니다.

[녹취:한양대 관계자]
"이번에 학생들도 성적이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전격적으로 (장학금을) 주기로 하고..."

연세대에서도 저소득층 장학금을 늘린다는 이유로 성적 우수학생의 장학금 액수를 줄였다가 반발이 일자 되돌리는 등 장학금을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장학금은 되살아났지만 등록금 인하 직후 잇따라 벌어진 장학금 축소 소동에 학생들의 시선은 고울 리가 없습니다.

등록금을 찔끔 인하하면서 장학금을 축소하는 손쉬운 방식으로 줄어든 수입을 메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인터뷰:신민시, 광운대 4학년]
"우선 지르고 보자 이런 거였거든요. 그래서 학생들 여론을 눈치를 본 다음에 학생들이 여론이 높아지면 그때야 알았다 잘못했다 이런 식으로..."

또, 한양대와 광운대, 서강대, 한국외대 등은 등록금을 인하하면서 수업일수를 줄이거나 개강 과목을 축소해 '꼼수'를 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여름학기나 시험기간 수업을 합하면 별 차이가 없다고 대학 측은 해명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수업일수 원상 복구를 촉구하는 등 대학 측의 해명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입니다.

YTN 조태현[chot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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