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사고 코레일, 이번엔 음주 정비 의혹

잇단 사고 코레일, 이번엔 음주 정비 의혹

2012.02.21. 오전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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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전동차의 정밀 검사와 수리를 담당하는 코레일의 정비사들이 근무시간에 술을 마신 정황이 적발돼 코레일이 징계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최근 잇따른 고장과 지연 사고로 대국민 사과까지 한 뒤 실시된 특별 안전점검 기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강정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5일 점심시간, 한 사무실에 중국 음식이 배달됩니다.

배달 가방 안에 있던 소주 3병도 탁자 위에 올라갑니다.

잠시 뒤, 그릇을 찾으러 간 배달원이 빈 소주병을 수거해 가려고 하자, 이미 치워버려서 없다고 대답합니다.

[녹취:코레일 정비사]
(혹시 병은 치우셨어요?)
"여기다 놔두면 안 되지. 잘려 잘려! 먹다 걸리면 근무 못 한다니까!"

술이 배달된 곳은 코레일 서울 이문차량사업소의 중수선 정비사 대기실 음식을 시킨 5명은 같은 근무조에 속한 정비사들로 모두 점심을 먹고 정밀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었습니다.

한 사람당 평균 소주 5잔씩 마신 셈입니다.

이문차량사업소는 1호선과 중앙선 전동차가 하루에도 수십편 씩 드나들며 검수를 받는 곳입니다.

중수선은 특히 일일 점검 수준인 경수선과 달리 차량을 모두 분해해 정밀 검사하고 다시 조립해야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인터뷰:이수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소주를 5잔 정도 마시면, 음주운전인 경우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작업자의 판단력이 굉장히 흐려지기 때문에..."

KTX를 포함한 코레일의 고장 사고는 올해 들어서만 18건, 그중에서 6건이 전동차 결함으로 인한 사고였습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전동차가 배터리 불량으로 운행이 중단돼 '수도권 전철 대란'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가 원인 조사에 들어갔고, 지난 13일부터는 도시철도에 대한 특별점검이 진행 중입니다.

코레일은 민감한 시기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며 징계위원회가 해당 정비사들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코레일 관계자]
"징계위원회가 있으니까 사실로 확인될 경우에는 상응한 징계조치를 하고..."

잇따른 고장 사고에 정비사들의 근무 중 음주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코레일은 KTX 이용객 3억 명 돌파를 자축하고 있습니다.

YTN 강정규[liv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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