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선당-국물녀 반전, SNS 퍼나르기 문화에 경종울리나? [YTN FM]

채선당-국물녀 반전, SNS 퍼나르기 문화에 경종울리나? [YTN FM]

2012.03.02. 오전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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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선당-국물녀 반전, SNS 퍼나르기 문화에 경종울리나?-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YTN FM 94.5 '출발 새아침'] (오전 07:00~09:00)

강지원 앵커 (이하 앵커) : 강지원의 출발 새아침 포커스 오늘입니다. SNS를 뜨겁게 달궜던 채선당 사건이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다른 것으로 발표되었죠. 트위터에서는 대국민 사기극에 당했다는 글이 들끓었습니다. 최근 인터넷에 올라오는 된장국물녀, 슈퍼 폭행녀 등 일방적인 주장에 때 아닌 마녀사냥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이런 네티즌들의 심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의 이수정 교수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이하 이수정)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오랜만입니다. 그런데 요즘 말이죠, 채선당 임산부니 된장국물녀니 슈퍼폭행녀니 이런 논란이 많지 않습니까? 최근에 이런 사례들이 늘어나는 이유가 뭘까요?

이수정 : 아무래도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이 영향을 준다고 보이고요. 과거에는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했었는데 최근에는 SNS 나 인터넷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정보의 교류가 일어나다 보니까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는 채로 일단 처음에 센세이셔널 한 이슈가 올라오면 그것을 퍼다 나르는 현상 때문에 지금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 네, 네티즌들이 자꾸 퍼 나르고 하니까 확산되는 거예요. 그런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입장에서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과연 피해자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할 일인데, 이렇게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유포시키는 심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이수정 : 일종의 정보를 알고 싶어 하는 욕구는 사실 인간의 본능적인 심리현상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일부의 주의를 끄는 정보에 대해서 더 상세한 정보가 있는가, 심지어는 개인 정보까지 캐내서 그런 정보를 최신 정보인 것처럼 서로 간에 SNS 상에서 유포되는 현상을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 네, 그런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가해자를 공격하기 위한 그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아닙니까?

이수정 : 네, 그렇게도 사실 볼 수가 있는데요. 사실상 피해자는 별다른 의도가 없이 한,두 마디를 올렸는데, 제 3자들이 신상정보를 털어서 인터넷에 유포시키는 그런 현상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물론 피해자 측에서 올리는 정보들이 정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순간적인 감정적 격분에 의해서 자신에게만 유리한 정보를 올릴 경우에 누군가는 그 정보에 대한 정확성이나 이런 것을 판단해서 정보전달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인터넷이나 SNS라는 것이 사실은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정보까지도 부득이하게 유통되는 그런 상황에 있는 것이죠.

앵커 : 네, 그러면 정보의 정확성을 판단해 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런데 온라인에서 누가 그거를 하겠습니까? 오프라인에서도 서로 누가 먼저 때렸는지, 누가 먼저 욕했느냐를 가지고 경찰이 조사하고 검사가, 판사가 재판하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일들이 온라인에서 일어나니까 더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는군요. 네 알겠습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요, 가해자와 피해자가 확실하게 가려지지도 않을 수 있지 않습니까? 사안마다 다른데, 어느 한쪽의 이야기를 듣고서 네티즌들이 움직이는 그런 현상이 되는 셈이에요. 결과적으로. 이러니까 마녀사냥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이수정 :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심리적인 원리다, 이렇게 보입니다. 보통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형성될 때를 보면 사실은 모든 객관적인 정보를 다 수집해서 사건에 대한, 또는 인종에 대한 어떤 사고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단편적인 사실만을 가지고 단편적인 사실들에 부합하는 내용들을 편의상 사람들이 끌어다가 정보를 좀 더 정교하게 만드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SNS를 전혀 정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는 상태에서는 소위 인종편견에 대한 생각이 형성되는 것처럼 어떤 단편적인 정보를 가지고 그에 부합하는 정보들만 퍼 나르다 보니까 점점 더 처음에 올렸던 사실보다는 점점 더 그럴 듯한 형태를 갖추게 되는 것이죠. 그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일반적인 심리적 현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와 같은 부작용은 지금과 같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도 않고 유통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 동안은 상당히 불가피하게 앞으로도 내내 일어날 문제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 그거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겠는데요.

이수정 : 그럴 수도 있죠.

앵커 : 그런데 그런 일로 인해서 피해를 엄청 보는 수가 있습니다. 약간의 피해를 볼 수도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도저히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해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있거든요. 이러면 안 되는데요.

이수정 : 그렇죠. 그런 부정적인 결과들이 이미 발생하고 있고요. 앞으로는 그런 사례들이 좀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어떤 의사소통의 과정에 대해서 뭔가 대응할 수 있는 방법 같은 것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됩니다 .

앵커 : 그런데 일부에서는 그래요. 네티즌들이 지금까지 부작용을 초래한 것이 있었지만 소위 집단지성이 발휘되면 자체적인 정화능력이 생기지 않겠느냐, 이렇게 낙관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있어요.

이수정 :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순기능도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면 지금 말씀 하신대로 자체적인 정화까지가 발생하려면 어떤 종류의 운동이나 노력이 필요한가, 예를 들면 악플 대신 선플 달기 운동이라든지, 이런 종류의 스스로 정보를 정화시킬 수 있는 대국민 홍보나 사회운동 같은 경우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는 존재하는 것이죠.

앵커 : 이거는 어떻게 보십니까? 네티즌들이 자꾸 얘기를 퍼 나르고 말이죠. 그래요. 그래서 어떤 이들은 참 할 일도 없다. 바쁜 동안에 뭐 그렇게 남의 얘기에 관심이 많은지, 또 심지어는 근무 시간에 일은 안하고 딴 짓 하는 것은 아니냐는 얘기도 있어요. 이런 현상은 어떻게 보셔야 합니까? 우리나라에 그렇게 할 일 없는 네티즌들이 많습니까?

이수정 : 아뇨, 꼭 그렇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누구나 자신의 일만 관심이 있기 보다는 주변 환경이나 다른 사람에 대해서 정보를 수집하기를 원하고 그런 현상에서 부작용이 여러 가지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변의 환경을 빨리빨리 습득함으로써 삶에 적응하는 요소도 있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정보를 탐색하려고 하는 욕구 같은 것들은 거의 본능에 해당하는 불가피한 현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수집 욕구를 통제하기 보다는 정보 수집을 함에 있어서, SNS 매체의 독특한 특성이 있으니까 그것을 조금 더 자제하고 뭔가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법적 제제 보다는 사회 운동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앵커 : 네, 심리학을 전공하신 분이니까요. 일부 네티즌들 경우는 굉장한 집착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논쟁이 붙으면 밤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끝장 보듯이 해야 직성이 풀리고 그래서 그 다음날 출근하는데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거든요. 이런 일부의 집착 현상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수정 : 거의 병리적인, 편집증적인 이런 집착이 있는 분들도 있어요. 현대사회의 병리라고도 보이는데요. 이것이 오프라인 상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의사소통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야 하는데 문제는 거의 다 단독가구수가 늘어나다 보니까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그런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경우에는 지금 인터넷과 거의 24시간을 교류하는 이런 형태로 생활이 진행되다 보니까, 그런 부작용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 네, 이런 현상을 스스로 느끼시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내가 왜 이렇게 집착하지, 하면서 느끼는 분들도 있대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질문하신 분이 있었는데 이런 고민을 털어놓으시더라고요.

이수정 :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상황에서 벗어난 행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강박적인 집착 수준에서 일상생활에서 잠을 안 잔다거나, 밥을 안 먹는다거나 이런 종류의 문제가 발생하시는 경우에는 사실상 상담이나 다른 형태로 본인들의 욕구가
해소될 수 있게, 이렇게 경로를 스스로에 대한 판단력을 가지고 스스로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자제력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독 현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중독 센터 등에서 상담이 제공되니까요. 그런 기관을 방문하셔서 조금 더 건강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상담을 받아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앵커 : 중독 센터를 찾아가면 절반은 치유한 것이라는 말이 있거든요. 문제는 거기를 찾아가지지가 않는 거죠.

이수정 : 예, 그렇기는 하나 온라인 상담이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좀 도움을 받으시려는 생각은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 공격성 문제하고도 관련 있지 않겠습니까?

이수정 : 그렇죠. 일상생활에서 분노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고 소통이 안 되니까 그것을 제 3자를 통해 일종의 대리 만족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거죠.

앵커 : 남의 욕을 실컷 하면 시원하게 느껴지는 수가 있어요. 순간적으로. 그런데 좋은 시원함이 아니죠?

이수정 : 네, 연구에 따르면 그렇게 하면 할수록 공격성이나 분노는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런 방법이 옳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 네티즌 분들께서 간혹 분노하신다고 하더라도 그거 마구 퍼부어 놓고 나면 순간 시원한 것 같지만 그것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되겠군요.

이수정 : 네, 그렇습니다.

앵커 : 자기 동조화 현상이라는 것은 뭡니까?

이수정 : 그러니까 자기와 스스로의 의견과 비슷한 의견들만 정보를 입력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일종의 비슷한 정보들은 처리가 되는데 문제는 자신의 의견에 반박하는 정보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오히려 반격을 가하는 현상을 볼 수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동조를 하는 사람들끼리 집단을 형성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집단이 형성되어서 서로 어떤 편파적인 정보만을 유통시키다보면 점점 더 집단이 극화돼서 양 집단이 거리가 훨씬 멀어지는 그런 현상들이 생기는 거죠.

앵커 : 사실 소통을 한다고 하면 자기와 같은 사람들끼리 끼리끼리 모여가지고 동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 거기서부터 출발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이수정 : 그렇습니다. 가장 건강한 방식이죠.

앵커 : 그런데 인터넷 상에서 논쟁하면서도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거기에서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할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일방적인 이야기를 계속 퍼붓는, 그게 공격성으로까지 발전하는 그런 어려운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인터넷이나 SNS 라는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살고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역기능도 있기 때문에 순기능을 많이 살려나가는 방향으로 가야겠군요.

이수정 : 네, 그렇습니다.

앵커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경기대 범죄심리학과의 이수정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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