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지하수를 1급수로 속여 2억 원어치 판매

더러운 지하수를 1급수로 속여 2억 원어치 판매

2012.03.28.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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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지하수를 끌어다 아파트 단지를 돌며 주민들에게 판매한 6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10년 동안이나 판매한 지하수는 2억 원어치에 달합니다.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조임정 기자!

'봉이 김선달'이 떠오르는데요.

허가 받지 않은 물을 어떻게 판 겁니까?

[리포트]

쉽게 말하면, 자동판매기 형식을 이용한 건데요.

64살 김 모 씨는 서울 노원구와 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에 급수 탱크를 설치했습니다.

동전 투입구에 7백 원을 넣고 빨간 버튼을 누르면 물 10ℓ가 나오도록 만들어 놓고 허가도 받지 않고 물을 판매했습니다.

보통 편의점에서 파는 5백 ml 짜리 물은 5백 원에서 천 원 가량인데요.

이에 비하면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싼 값에 물을 판 겁니다.

문제는, 이 물이 과연 먹을 수 있는 물이냐는 건데요.

주민들이 사 먹은 물은 경기도 포천시의 공터에서 끌어올린 지하수였습니다.

이 땅은 과거 양계장으로도 쓰였던 땅으로, 주변에는 폐기물과 화학용품 용기들이 쌓여 있었는데요.

위생적인 관리가 되지 않았던 셈입니다.

수질 검사를 해 보니, 당연히 먹을 수 없는 물로 판정됐습니다.

색도에서는 기준치 5이하를 웃도는 10의 결과가 나왔고 탁도에서는 기준치 1이하를 상회하는 2.7이 검출돼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물 색깔이 탁했을 뿐 아니라 부유물까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크게 의심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는데요.

판매기에 '도시 농촌 문화 교류 협의회'라고 써 붙여 농협에서 파는 것으로 착각한 주민도 있었습니다.

김 씨가 지난 2002년부터 10년 동안 판매한 규모는 1억 9,200여만 원어치로, 270만 ℓ에 달합니다.

경찰은 김 씨를 구속했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YTN 조임정[ljch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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