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우울증 유발 경로 첫 규명

트라우마, 우울증 유발 경로 첫 규명

2012.06.04. 오후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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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어릴적 정신적 충격, 즉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성인이 된 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있습니다.

그런데 그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규명됐습니다.

김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린 시절 사고나 폭행, 방임과 성적 학대를 겪는다면 성인이 돼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8∼10배 가량 높아집니다.

이 30대 남성도 어렸을 때 부모의 잦은 다툼과 이혼으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뒤 성인이 돼서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30대 우울증 환자]
"가정불화가 있었고, 자주 싸우시는 모습들을 많이 봤고, 아버지의 폭력적인 행동들도 본적 있고, 어머니가 많이 우시는 모습들..."

삼성서울병원 교수팀은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의 경우 신경영양인자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신경영양인자란 뇌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손상된 뇌신경을 치료하는 일을 합니다.

트라우마가 깊은 사람은 혈소판의 이 단백질 수치가 높았지만 정작 스트레스 때문에 혈액에서 이 단백질이 필요할 때는 정상인보다 오히려 수치가 낮아졌습니다.

혈소판에서 혈액으로 이 단백질을 풀어 신경치료에 활용해야 하지만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같은 점은 어릴 때 학대를 받은 경험이 많거나 충격이 클수록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성적 학대를 경험한 우울증 환자가 이런 기능이 가장 떨어졌습니다.

지속적인 폭행과 교통사고, 폭언이나 방임과 같은 정서적 학대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인터뷰: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성인기까지 계속 문제가 일어나고 이런 생리학적인 변화가 일어나죠. 그래서 어린 시절에 충격을 경험했을 때 트라우마가 되지 않도록 학교나 부모, 사회적인 네트워크 시스템이 이것을 도와줘야 합니다."

트라우마가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이 규명됨에 따라 앞으로 관련 생리학적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특히 약물치료가 잘 듣지 않던 난치성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 김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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