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열전] 손봉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고신대 석좌교수 [YTN FM]

[논객열전] 손봉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고신대 석좌교수 [YTN FM]

2012.09.12. 오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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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수) [논객열전]- 손봉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고신대 석좌교수

[YTN FM 94.5 '출발 새아침'] (오전 07:00~09:00)

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어느 사회나, 특히나 요즘은 더, 우리 사회의 어른을 필요로 하는 그런 시점인데요. 어떤 분은 존경심이 간다고 하더라고 보수, 진보 이런 진영논리에 의해서 좀 고개를 갸우뚱 거려지게 만드는 분도 있고요. 어떤 분은 인생의 살아온 행적의 어떤 부분 때문에 갸우뚱 거리게 하는 분도 있고 다양한 모습들이 있는데요. 오늘 모신 분은 누구라도 유감없이 한국사회 어른으로 모실 수 있는 분입니다. 손봉호 총장님 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손봉호 전 동덕여대 총장 (이하 손봉호) :
안녕하세요.

앵커 :
누구라도 상투적으로 드리는 질문,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손봉호 :
어떻게 하다가 요즘 복지관계 일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몇 가지 복지단체 이사장을 맡고 있고 기부문화 확산에 관심을 쓰고 있습니다. 그 외에 특강도 좀 하고, 원고도 좀 쓰고 바쁘게 지냅니다.

앵커 :
근년에 불거진 손 선생님 인상으로는 개신교에 대해 맹성을 촉구하는 활동, 지금도 계속되고 계시겠죠?

손봉호 :
그렇습니다. 개신교인으로서 참 부끄럽습니다만, 한국 교회 자체의 이익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기독교가 한국 사회에 갖고 있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한국 기독교가 좀 건전해 지는 것이 교회와 사회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지나치다는 소리를 많이 들으면서도 비판을 많이 합니다.

앵커 :
대선이 98일이 남았네요. 대선 때면 공심위원장,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할 책임위원으로 항상 거론되고 그러시는데요. 이번 대선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될까요?

손봉호 :
우선 저는 한 16년간 공명선거운동을 했는데요.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 선거는 과거에 비하면 매우 공명해 졌습니다. 그런 점에서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이제는 선관위가 이 일을 맡아서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시민운동차원에서 공명선거운동은 그렇게 필요하지 않지 않나 생각하고 다만 투표 참여를 많이 해달라는 운동만 간접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거의 문제가 지금까지 네거티브가 너무 성해졌는데 이번에는 조금 줄어든 것 같기는 합니다. 이번 선거는 네거티브가 줄어드는 그런 선거가 됐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앵커 :
네거티브와 검증이 참 애매모호할 경우가 있어서 말이죠. 지저분한 인식공격처럼 여겨지는 것은 귀를 닫아도 될 것 같아요.

손봉호 :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검증은 꼭 필요하지요. 그런데 그 검증이 앞으로 그 분이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돼서 업무수행에 어느 정도 지장을 줄 수 있느냐, 지장을 줄 수 있는 문제 같으면 비판하고 드러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
숨겨진 아이가 있다, 숨겨진 여자가 있다 이런 것으로 선거판이 흔들려서는 안 될 것 같고요.

손봉호 :
그렇죠. 단순히 네거티브를 위한 네거티브, 이것은 이제 국민들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 뭐 다른 당 이야기를 정당인이 아닙니다만 민주당을 보면, 오히려 문재인 후보 같은 분은 비교적 점잖지 않습니까,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면 이제는 네거티브로는 안 되는 것 같다 그런 인상을 받아서 오히려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의 경우 모든 언론에 이 문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대통령의 역사인식이 한 시대를 가늠할 때 굉장히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까. 대선 후보가 어떤 생각을 가졌느냐 하는 건데, 과거사, 아주 구체적인 예로 인혁당 사건, 유신에 대한 판단에 대한 것인데 여기에 대해서 손봉호 교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손봉호 :
저는 일단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대법원에서 그렇게 판결이 났고, 법적으로도 그렇게 말해서도 안 되고, 사실상 인혁당 사건은 엄청나게 잘못된 사건이거든요. 그러니까 그건 잘못됐다고 이야기했어야 할 텐데 저는 상당히 실망을 했어요. 그 양반이 이제까지는 그래도 비교적 합리적이고 온건하다고 느꼈는데 이 문제로 큰 실수를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
왜 두 개의 판결이 있지 않습니까, 라는 방식의 발언을 해야 됐을까, 저도 좀 의아한데...

손봉호 :
그러게 말이죠. 아무래도 자기 아버지 문제가 걸려있으니까 팔이 안으로 굽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다만 여론의 압력에 따라서 나중에 재판 판결을 존중한다고 한 발 물러섰고요. 저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느낀 것은 역시 민주주의가 좋구나, 여론이 들끓으니까 물러서지 않습니까, 그게 민주주의의 강점이거든요. 설령 그분이 잘못된 역사관을 갖고 있더라고, 가령 인혁당 사건 같은 것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느냐, 이제는 자기가 아무리 원해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그런 점에서 상당히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
그 사건이 박근혜 후보가 저지른 일이 아니란 말이죠. 유신도 박근혜 후보가 한 일이 아니에요. 바로 자기 부친, 그러나 오늘의 박근혜가 있기까지는 부친 박정희 대통령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으니 문제인데, 요는, 그 관계를 어떻게 봐야 되는 겁니까? 지금도 문자가 계속 올라오네요. 4744님, 손봉호 교수님더러 제 3 후보로 출마하시라는데요?

손봉호 :
하하. 저는 전혀 정치적인 감각이 없는 사람입니다.

앵커 :
한번 나오시면 어떨까요? 하하. 제가 지금 문자를 보다가 엇 하고 놀라서요. 1274님은 교수님은 진보세요, 보수세요? 하셨는데요. 답변해 주세요.

손봉호 :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저는 거기에 어느 쪽에 서는 것을 아주 거부합니다. 저는 옳은 쪽을 택합니다. 보수가 옳을 때는 보수가 되고, 스스로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사람이니까요.

앵커 :
그리고 7244님, 박근혜 후보에게 아버지의 책임을 어떻게 딸이 지느냐는 의견도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는, 그 관계를 어떻게 봐야 될까요?

손봉호 :
역시 건전한 상식에 입각해야 해야 되지 않나, 이미 이 분은 공인이거든요. 그 아버지의 딸인 동시에 공인인데, 지금은 공인으로서 행동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적어도 사법부의 판단이 난 것에 대해서는 수용을 해야지 거기에 대해서는 의견을 내서는 안 되죠. 가령 유신 그 자체가 좋았느냐, 나빴느냐 이것은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으니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역사의 판단에 맡긴다, 이렇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것도 우리가 다 동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적어도 대법원이 판결을 내린 문제에 대해서는 그 판결을 존중을 해야지 아무리 아버지의 딸이라도 그런 문제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저는 합당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
어쨌든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공과와 박근혜 후보가 계속 연동되면서 선거판이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손 선생님 얘기는 역사의 판단으로 미룰 것은 미루고 법리적으로 명확한 것에 대해서는 설사 아버지의 일이라도...

손봉호 :
그것은 잘못했다고 해야죠. 그리고 앞으로 이분이 아버지의 문제에 대해서 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때 잘못한 것은 반복하지 않으면 되고 그때 잘한 것은 따라야지, 이제 공인입니다. 이제는 그 아버지의 딸이라는 사실은 완전히 잊어버려야 돼요.

앵커 :
그런데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손 선생님 말씀에 동의 안 할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아주 정통 보수 주장하시는 분들 얘기는 박정희 시절이 전면적으로 옳았다는 입장이 더 많거든요. 그래서 어려운 거죠.

손봉호 :
그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봤을 때 그건 너무 한쪽 편입니다. 잘 한 게 있죠. 잘못한 것도 있습니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해야지, 다른 일은 잘 했으니까 잘못한 것도 덮어준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죠.

앵커 :
민주통합당 경선이 진행 중인데 경선이 아름답지 않고 시끄럽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손봉호 :
당 내의 의견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묻겠다는 그 취지는 아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했어요. 충분히 이런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예측했어야 되는 건데 그것을 못한 것은 안타깝지요. 그러나 그것을 너무 과장해서 완전히 실패했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흥행에 실패했다고 보는데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앵커 :
하긴 108만 정도가 경선에 참여했으면 실패하고 하기는...

손봉호 :
그렇죠. 그리고 네 분의 이름은 많이 알려졌어요. 특별히 문재인 씨는 엄청나게 덕을 봤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실패했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나 당 지도부의 잘못, 실수랄까 그것은 그 나름대로 잘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그렇게 치명적인가, 그것을 너무 과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
네 분 민주당 후보 중에 누구 좋아하십니까?

손봉호 :
저는 역시 여기서 이런 얘기해도 될지 모르지만, 저는 역시 문재인 씨가 인기를 얻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그분이 조금 온건하다고 할까요.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에 대해서 호감을 갖고, 특별히 지난번에 박근혜 씨가 조금 유한 제스처를 했을 때 그것을 잘했다고 말한 자체, 그것을 저는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앵커 :
예전에 박찬종도 있었고, 이인제도 있었는데, 안철수 교수처럼 이런 식으로 요동치지는 않았단 말이죠. 안철수 현상을 설명하는 이야기는 굉장히 많은데, 안철수 교수가 대선에 출마해야 되는 겁니까?

손봉호 :
저는 사실 그 점에서는 영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출마해도 당선하기가 어렵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해요. 첫째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는 정당의 역할이 엄청나게 중요하고요. 또 유권자들의 투표를 하는 경향을 보면 이상에 따라서 하는 게 아니고 상당히 당의 이해관계가 작용하기 때문에 당의 도움 없이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민주당과 통합을 한다고 한다면, 이제까지 안철수 씨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과연 민주당의 정책을 지지하겠는가, 오히려 시너지보다는 약해지는 결과가 생기지 않겠는가, 저는 정치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그런 느낌이 들어서 출마하지 않는 게 본인에게 유리하지 않나, 다음을 바라보는 게 좋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앵커 :
지금 금태섭 변호사와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이죠. 이분도 지구당 위원장 같은 역할이에요. 출마하셨던 분이에요. 떨어졌지만, 이 두 분 공방이 참 재밌게 흘러가고 있어요. 택시운전사의 증언까지 나왔는데, 사실 여부는 확인해 봐야 되지만, 이 공방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손봉호 :
저는 슬펐습니다. 물론 공적인 일을 맡은 분들이니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만 그래도 친군데,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친구에게 충고한다고 했을 때 누가 그것을 받아들이겠느냐 만약에 굉장히 확실하고 근거가 있다면 정말 친구를 위해서 말할 수 있지만, 그렇지도 않을 것을 친구에게 이야기했을 때 그게 단순히 친구간의 문제라고 사람이 받아들이겠는가 하는 거고요.

앵커 :
친구라면 그렇게 얘기 안 할 것 같은데요?

손봉호 :
금 변호사도 그렇습니다. 만약에 친구라면 확실히 알아봐라, 그렇게 해야지 그걸로 당장 언론에 폭로를 하는 것은 결국 정치적인 행동이거든요. 처음에 그 사실을 친구에게 말해준 정준길 씨도 정치적이고 그것을 언론에 통보한 것도 정치적으로 저는 조금 슬펐습니다. 저도 물론 연고주의에 대해서는 굉장히 비판을 많이 하는 사람이지만 그러나 수위가 있거든요. 이 정도까지는 친구 간에 해결할 문제고 이 정도까지는 그 이상 공적인 문제니까 그걸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번에는 조금 지나쳤어요.

앵커 :
양쪽이 다 너무 정치적인 행보를 보인 거라고 볼 수 있군요?

손봉호 :
그렇습니다. 그래서 좀 슬펐어요. 관계가 그랬어야 되겠나, 한도가 좀 넘었다 그렇게 봅니다.

앵커 :
오늘 손봉호 교수님 모시고 질문하고 싶은 게 문자로 다 오네요. 2419님, 교수님의 생각에 이번 대선에 가장 중요한 가치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을 대신한 질문인데요.

손봉호 :
저는 평소에 늘 주장해 왔습니다만, 정당도 중요하고 공약도 중요하지만 정말 그 공약을 지킬, 첫째 능력이 있느냐. 둘 째 그만한 도덕성, 약속을 했으니까 반드시 지켜야 되겠다는 도덕성, 약속을 지키는 능력, 그게 저는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관심을 많이 쏟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소위 빌 공자 공약이 너무 많았으니까요.

앵커 :
이번 대선을 얘기하면 남북과의 평화라든지 양극화의 해소라든지 실천적 부분을 얘기하는데, 지금 태도의 문제를 지적하시는 군요.

손봉호 :
그렇습니다. 국민들이 그 부분에 대해 아무리 좋은 의견을 내놔도 그것을 믿을 수 없으면, 또 그 사람이 그것을 실행에 옮길 능력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거거든요. 그보다 더 기본적인 것이 그 공약을 과연 실천할 능력이 있는가, 도덕성이 있는가, 나는 우선 그것부터 확실히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앵커 :
하긴 공약에 많이 실망하게 된 게 현 정부라고도 할 수 있죠. 빈 수레가 돼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문자 양으로 봐서 손봉호 총장님 나오신 것을 참 많이들 좋아하시네요. 그런데 시간은 금새 지나가 버리고요. 앞으로 현실 정치에서 목소리를 내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손봉호 :
저는 사실 제가 정치적인 센스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 할 수는 없고, 윤리문제, 도덕문제, 사회질서 문제에 대해서는 그건 너무 분명한 거니까 우리 사회가 정의로워야 되고, 약한 사람이 보호를 받아야 되고, 이건 결국 사회질서가 바로 서야 되거든요. 그쪽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말할 자신이 있습니다만, 구체적인 정책, 이런 것은 제가 발언할 능력이 없죠.

앵커 :
김수환 추기경님 돌아가시고 빈자리, 법정 스님 없는 자리 좀 메워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손봉호 :
아유, 제가 뭐 그 수준은 못 됩니다.

앵커 :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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