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 "고문은 잘못...영화는 과장 돼"

이근안 "고문은 잘못...영화는 과장 돼"

2012.12.14. 오후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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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영화 '남영동 1985'에서 악명 높은 고문기술자로 묘사된 전직 경찰 이근안 씨가 자서전을 내고 과거의 잘못을 회개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고문 장면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강정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985년,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고 김근태 의원의 실화를 다룬 영화입니다.

태연하게 휘파람을 불며 상대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고문기술자, 영화 속 인물의 실제 모델인 전직 경찰 이근안 씨는 자서전을 내고 과거의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 묘사된 고문 장면은 과장된 것으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이근안, 전직 경찰]
"수건을 씌워놓고 젖지만 말라고 물을 졸졸 흘려 줄 때 주전자 하나만 갖고도 충분한데 그런게 다르고..."

이 씨는 고문 피해로 고통을 받은 이들에게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지만 당시에는 애국한다는 생각으로 고문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이근안, 전직 경찰]
"애국은 간첩 잡고 사상범 잡는 게 영원한 애국인 인줄 알았는데 애국도 정치 색깔에 맞춰서 해야 하나?"

고문 피해자들은 이 씨가 진실을 숨기려 한다며 반발했습니다.

고문을 못 이겨 간첩 누명을 쓰고, 16년간 옥살이를 했던 함주명 씨는 죽음의 고통을 넘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인터뷰:함주명, 고문 피해자]
"조서 꾸미면서 졸면 두들겨 패서 퉁퉁 부어요. 그럼 거기에 볼펜으로 콕콕 찌르는데 그 아픔이라는 건…물고문 전기 고문에 비할 건 아니지만..."

고 김근태 의원의 부인 인재근 의원도 SNS를 통해 하늘이 무섭지 않냐며 이제라도 진심으로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 씨의 자서전 출간을 놓고 인터넷에서도 이 씨가 출세를 위해 스스로 고문 기술자가 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등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YTN 강정규[liv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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