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 주민은 안중에 없는 댐건설 공방

[현장24] 주민은 안중에 없는 댐건설 공방

2013.05.08. 오전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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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국토 개발과 환경 보전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개발의 필요성이 있지만 보전을 위한 논리도 중요할 수 있는데요.

이를 둘러싼 정부 부처 사이 갈등이 주민 피해로 오롯이 옮겨간다면 곤란한 일이 아닐까요?

황보연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피아골로 잘 알려진 지리산 내서천 계곡입니다.

바위 사이로 흐르는 시원한 물과 파릇파릇한 신록.

이맘때 자연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한폭의 동양화입니다.

바로 옆에는 천년고찰이 자리잡아 운치를 더합니다.

통일신라시대 도선 국사의 부도는 기품있는 모습으로 국보에 지정됐습니다.

계곡을 따라 늘어선 농가들은 대부분 녹차와 매실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화롭기만 하던 이곳이 요즘 크게 술렁이고 있습니다.

전남 광양에 공업 용수를 대기 위해 계곡을 막아 댐을 짓겠다는 국토부의 결정 때문입니다.

[인터뷰:이삼순, 지리산 원기마을]
"이런 걸 우리가 따서 날마다 이렇게 먹고 살고 또 매실도 이런 걸 해서 먹고 살고 그런데 이걸 없애버리면 아무것도 못해요. 못 살아!"

이곳 피아골에는 모두 11개의 마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댐이 건설될 경우 이 가운데 절반 정도 물에 잠기게 됩니다.

홍수조절용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된 지리산 임천 주변 마을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명승지 지정이 추진되고 있는 용유담이 물에 잠길 수 있다며 는 반발 기류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토부 입장은 완강합니다.

공업용수 부족과 홍수조절을 위해서 댐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국토부 관계자]
"지금으로서는 댐 건설 장기계획이라는 게 유효한 계획이지요. 다만 댐 건설 장기계획에서 당장 사업을 추진하겠다 이런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 댐들이 필요하다 이런 얘기였거든요."

하지만 이런 방침에 환경부는 반대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리산에 댐을 짓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환경부 관계자]
"남강댐 자체 홍수조절 능력에 문제가 있으니까 남강댐에서 홍수조절 능력을 키워라 그러면 댐을 안 지어도 되니까...(공업용수 공급 문제는) 차라리 필요하면 섬진강 본류에서 취수해서 공급하는 게 좋겠다 그런 대안을 검토해라 그렇게 얘기를 했지요."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토부가 한 발 물러섰습니다.

반대 의견을 다시 한 번 듣겠다며 내부 방침을 바꿨습니다.

지리산 일대 산업 지도를 바꿀 수도, 또 자연과 문화재가 송두리째 사라질지도 모를 댐 건설!

관련 부처들이 갈팡질팡하는 사이 주민 불안만 커지고 있습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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