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구대 앞 수갑 채운 피의자 놓쳐

경찰, 지구대 앞 수갑 채운 피의자 놓쳐

2013.07.16. 오후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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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피해자가 직접 잡아 넘긴 절도범을 경찰이 지구대 바로 앞에서 놓쳤습니다.

절도점은 경찰이 방심한 사이, 수갑을 풀고 달아났습니다.

계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새벽 3시쯤.

서울 장위동의 한 단독주택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집주인과 18살 아들은 마당에서 도둑과 20분 넘게 격투를 벌인 끝에 붙잡아 경찰에 넘겼습니다.

[인터뷰:집주인 부인]
"도둑이야 하고 신고하라고 막 그런 소리 들렸어요. ○○ 엄마 신고해 신고해 이런 소리 들렸어요."

그런데 경찰이 절도범을 순찰차에 태워 지구대로 이동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절도범은 순찰차 안에서 이미 수갑을 푼 상태였습니다.

지구대로 들어가기 위해 순찰차 문을 여는 순간 절도범은 경찰관을 밀치고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집에서 지구대까지는 불과 5분 거리.

뒷자석 바로 옆에 경찰이 타고 있었지만,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겁니다.

[인터뷰:경찰]
"이 놈은 손이 작아가지고 문질르니까 피가 나가지고 윤활유 작용을 해서 빠진 것 같아요."

규정대로라면 운전석에 앉은 경찰이 뒷자석 동료를 내려준 뒤 절도범을 차에서 내리게 해야 하지만, 당시 경찰은 절도범 먼저 차에서 내리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경찰]
"원래는 이쪽으로 직원들이 먼저 내려야 하는데 (게시판 때문에) 이쪽으로 문을 못 여니까 이쪽을 먼저 연 거지."

집주인은 경찰이 절도범을 놓쳤다는 소식에 걱정부터 앞섭니다.

[인터뷰:집주인 부인]
"불안하죠. 혹시 보복이나 할까봐. 지금 여기 온 자체도 떨리는데."

절도범의 신원조차 모르는 경찰은 일단 절도범 행적이 담긴 CCTV를 확보하고, 키 170cm에 왜소한 체격의 30대 남성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한 달 전 탈주범 이대우를 어렵게 붙잡은 경찰이 시민이 직접 잡아 넘긴 피의자까지 놓치면서 기강 해이에 빠졌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YTN 계훈희[khh021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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