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떨림·경련 '안면신경장애' 증가

[앵커]

간혹 이유도 없이 눈꺼풀이 떨리는 경험, 많이들 있으시죠?

대부분의 경우 2~3일이면 괜찮아지는데요.

눈과 입 주위의 근육이 지속적으로 떨리고 불편하다면 안면신경장애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김잔디 기자입니다.

[기자]

3년 전부터 오른쪽 눈꺼풀이 떨리고, 입꼬리가 한쪽으로 올라간 40대 여성입니다.

이런 저런 처방을 해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증상은 심해져,

눈을 감고 뜨기도 불편하고, 음식을 먹을 때 흘리기까지 해 결국 큰 병원을 찾았습니다.

[인터뷰:유 모 씨, 49세 얼굴떨림환자]
"눈 떨림도 심하고 제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는데 입도 옆으로 오른쪽으로 막 쏠리는듯한 기분이 들고."

몇 초 동안 눈꺼풀이 바르르 떨리는 증상은 꽤 흔합니다.

잠을 못 자거나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단순한 근육 피로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질병이 아닙니다.

그런데 떨림 증상이 몇 달 이상 계속된다면 혈관이 얼굴 신경을 눌러서 생기는 '안면신경장애'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얼굴 떨림이나 경련, 마비 등의 증세를 보이는 안면신경장애 환자가 5년 새 24%나 늘었습니다.

40~50대에서 흔하고, 여성 환자가 훨씬 많습니다.

대부분 눈꺼풀 아래쪽이 떨리기 시작해, 서서히 입 주변과 목 근육 수축으로 증세가 심해집니다.

[인터뷰:홍석호,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노화성 변화로 혈관 모양이 바뀌면서 안면신경 기시부를 압박하기 때문에, 특히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엔 혈관성 변화가 더 일찍 두드러지게 올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 수술로 신경이 눌리는 것을 근본적으로 풀어주거나, 석 달에 한 번씩 보톡스를 맞아 경련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눈 뜨기가 불편하고 입이 비뚤어지면 사람 만나기가 싫어질만큼 심각한 스트레스입니다.

또, 드물게는 얼굴 떨림 증상이 뇌졸중이라 루게릭 등 중증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YTN 김잔디[jandi@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