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 멀쩡한 빌라 '반 토막'...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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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24] 멀쩡한 빌라 '반 토막'...대체 무슨 일이?

2014.03.14. 오전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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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의 한 지자체에서 멀쩡히 서 있는 빌라의 반쪽은 허물고 반쪽은 그대로 놔두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언뜻 봐서는 좀 황당한 공사인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우철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4층짜리 빌라!

건물 한가운데 가림막을 경계로 오른쪽 집들은 유리창도 없이 텅 비어있습니다.

공사 장비들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고, 옥상에는 포크레인까지 동원됐습니다.

[인터뷰:빌라 주민]
"협상은 무슨 협상인데... 자기들 마음대로 소문내놓고..."

남양주도시공사는 이틀 전부터 8세대가 살고 있는 빌라의 부분 철거에 나섰습니다.

도로를 내기 위해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지금 이곳에서는 새 아파트 단지와 시내로 빠져나가는 도로를 잇는 연결로 개통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도로를 내기 위해 멀쩡한 빌라 한쪽을 부수겠다는 겁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바로 뒤에 들어설 천 세대 규모 아파트의 진입로를 내야 하는데, 빌라가 길 한가운데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빌라를 허물지 않으면 지하철역까지 150미터를 빙 돌아가야 합니다.

[인터뷰:남양주시청 관계자]
"교통 영향 평가에서 그런 부분이 다 걸러져서 적정하게..."
(최적지가 이 길이었다?)
"그렇죠."

그런데 문제는 빌라의 절반만 새로 건설되는 폭 15미터 도로에 강제 수용됐고 나머지 절반은 수용 대상이 안 된 것.

이에 따라 강제 수용 대상인 절반인 8가구는 원만하게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주를 마쳤지만 강제 수용되지 않는 나머지 절반과는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남양주시는 이주를 마친 빌라의 절반만 철거하기로 결정하고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뒤에 들어서는 아파트 입주가 다음 달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공사를 더 미룰 수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남양주 도시공사 관계자]
"이 아파트가 4월 말 입주 예정으로 있기 때문에 적기에 기반 시설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면서 남아있는 주민들이 무리한 이주 대책을 요구하고 있고 빌라 철거는 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윤분임, 빌라 주민]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집을 자른다고 야단을 하니까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러니까 넋 놓고 이렇게 당하지 않습니까."

어쨌든 공사가 시작되면서 가장 큰 걱정은 남아있는 주민들의 안전.

[인터뷰:이영임, 빌라 주민]
"무서워서 느닷없이 (공사)한다고 하니까... 빌라 자른다 그래서 심장이 벌렁벌렁해서..."

주민들은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해 놓고 있습니다.

멀쩡한 빌라의 절반만 없애는 이상한 공사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지, 아니면 남아있는 주민들과 원만하게 타협을 이뤄낼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YTN 우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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