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무전 채널만 썼어도...

비상 무전 채널만 썼어도...

2014.04.19. 오전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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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가 침몰한 지점은 진도 앞바다였지만, 선장은 엉뚱하게도 제주도에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선장이 비상용 무전채널만 사용했어도 주변에 있던 선박이나 기관들이 동시에 침몰 상황을 알게 되면서 훨씬 빨리 구조에 나섰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선박이 조난을 당했을 때 사용하는 무선 주파수는 16번 채널.

통상 일정 규모 이상의 선박들은 항상 이 채널을 켜놓고 다닙니다.

주변 선박과 관제소에 긴급상황을 알릴 수 있도록 늘 열어두는, 국제적인 약속입니다.

[인터뷰:해양수산부 관계자]
"채널 16은 비상채널이라고 해서 모든 선박이 항상 켜놓고 다닙니다. 일반적으로."

하지만 사고 당시 세월호는 이 비상용 채널 대신, 제주관제센터와 연결되는 채널만 사용해 교신했습니다.

[인터뷰:4월 16일 사고 당일 무전 교신 내용]
"세월호 항무제주 감도 있습니까."
(세월호입니다.)
"채널 21번 교신 부탁합니다."

신고를 처음 받은 제주센터가 완도와 진도관제소, 해경에 연락했지만, 정작 가장 가까이 있던 선박들은 도움이 필요한 지 알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첫 무전 10분 후, 선장이 아닌 다른 선원도 비상채널 대신 부랴부랴 진도관제소에 추가로 무전을 쳤지만, 이미 선체가 기운 뒤였습니다.

[인터뷰:사고 당시 인근 선박 선원]
"승객들 전부 다 뛰어내리게 해라, 그러면 우리가 전부 다 건져내면 되니까, 그렇게 말했는데 (세월호) 선장님이 정신이 없었는지 횡설수설하시더라고..."

당시 사고 여객선 무선 반경에는 여객선과 화물선이 37척, 어선은 수백 척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대부분은 비상채널을 맞춰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사고 당시 인근 선박 선원]
"어떻게 해서든지 저희가 구명장비를 떨어뜨리든지. (누군가) 조난신고나 구출 신호를 했을 때 선박이 그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하는 게 선원법으로 정해져 있거든요."

여기에 버튼만 누르면 자동 전송되는 긴급 조난문자도 주변 어선들은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구조 활동 참여 선박 관계자]
"9시 30분 전까지 세월호가 조난신호를 발송 안 했습니다. 알람을 (조난신호를) 발송하면 그 조난신호가 근처에 있는 선박이나 기지, 그리고 선박통합관제센터에 퍼져서 그 조난 위치가 다 통보가 돼요."

메뉴얼을 벗어난 비상 대처는 줄일 수도 있었던 희생을 스스로 키웠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YTN 최원석[choiws888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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