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용 칸막이' 설치...또 뒷북

'가족용 칸막이' 설치...또 뒷북

2014.04.22. 오후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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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 체육관 현장 보셨습니까?

누울 곳도, 편히 쉴 곳도 변변찮아 지치고 힘든 가족들의 심신을 더 아프게 하고 있는데요.

정부가 가족들이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체육관에 급한 대로 칸막이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홍주예 기자입니다.

[기자]

실종자 가족들이 빽빽이 들어찬 진도 실내체육관.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쳤지만, 뻥 뚫린 공간에는 등을 기댈 곳 하나 없습니다.

잠시 누워 눈을 붙여 보려 해도 얇은 깔개 위라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피난민 수용소나 다름없는 모습입니다.

병이 난 가족도 많습니다.

[인터뷰:박종일, 대한약사회 자원봉사단]
"드시는 게 불규칙하고 많이 슬픔에 잠기다 보니까 소화기 쪽이 가장 많이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소화가 안 되신다거나 변비, 이런 부분이 많고..."

과연 이게 최선일까,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이재민 대피소.

일본의 건축가 반 시게루 씨는 종이 기둥과 커튼을 이용해 간단히 칸막이를 설치했습니다.

[인터뷰:반 시게루, 일본 건축가]
"이것을 보십시오. 사생활이라곤 없었습니다. 이재민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통받게 됩니다. 그래서 대피소에 칸막이를 만들었습니다."
(But look at this. No privacy. People suffer mentally and physically. So we went there to build partitions.)

실종자 가족들이 최소한의 복지도 보장받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도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습니다.

[인터뷰:박승기, 해양수산부 대변인]
"체육관에서 체류하고 계신 희생자 가족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줄여 주기 위해 체육관에 칸막이를 설치하는 방안을 가족 측과 협의해 추진하겠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체육관에 머문 지 벌써 일주일이 다 된 터라, 이번 대책 역시 때늦어 보입니다.

YTN 홍주예[hongkiz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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