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희생자 확인 절차...또 한번의 고통

쉽지 않은 희생자 확인 절차...또 한번의 고통

2014.04.23. 오후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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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애타게 기다리던 실종자가 결국 주검으로 돌아온 것도 억장이 무너질 일인데, 진짜 내 가족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큰 고통입니다.

당국은 DNA 분석이 나오기 전에도 가족에게 임시인도를 허용했지만, 장례 절차는 진행할 수가 없어 혼란은 마찬가지입니다.

김기봉 기자입니다.

[기자]

진도체육관 게시판에 빼곡히 붙은 종이들.

수습된 시신의 인상착의를 적어놓은 글입니다.

시신이 한 구 나올 때마다 수백 명의 가족들이 일일이 확인을 해야 하는데,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한 임시변통입니다.

유가족들은 한시라도 빨리 시신을 인도받기를 원하지만 확인 절차는 결코 간단치 않습니다.

DNA분석 자체에 하루 이틀의 시간이 걸리는데다 몇 단계 이동절차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신이 발견되면 일단 팽목항에 설치된 임시 검안실에서 유가족의 확인을 거친 뒤 지정병원으로 옮겨 DNA를 채취합니다.

채취한 시료는 국과수 원주 본원이나 서울, 광주연구실로 운반해 분석을 합니다.

특히 시신이 뒤바뀐 2건의 사고 이후 DNA 확인 작업을 이중으로 하고 있어, 확인 시간은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박승기,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대변인]
"일부 희생자의 인도 착오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DNA 분석요원 70여명 가운데 3분의 2 가까이가 투입돼 밤샘작업을 하고 있지만 확인시간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실정.

사고대책본부는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DNA 분석이 끝나기 전에라도 시신을 임시로 가인도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DNA 분석 결과가 나와야 발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빈소만 차려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희생자 장례 관계자]
"내일이 발인 예정인 학생들이 있는데요, 지금 국과수에서 사체 검서가 와야지 입관도 하고 발인을 하는데, 사체 검사서가 발인이 안되고 있고요, 얼마 기다려라 그런 얘기도 없고요. 유족들은 상당히 격앙돼 있는 상태이고..."

한시라도 빨리 시신이라도 편하게 모시고 싶은 유가족의 바람과 정확한 확인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당국.

희생자가 발견될 때마다 겪어야 하는 또 하나의 고통입니다.

YTN 김기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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