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조타기 수리 안 해"...예고된 재앙

"고장난 조타기 수리 안 해"...예고된 재앙

2014.04.23. 오후 10:1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고장 의혹이 있는 조타기를 수리해 달라는 세월호 선원들의 요구를 청해진해운 측이 묵살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해서는 안 될 운행을 하다 참사를 일으켰다는 게 점점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안윤학 기자!

조타기를 고쳐달라는 청해진해운 내부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 이미 보도된 적 있는데요.

그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지난 1일, 그러니까 16일 사고 당일로부터 딱 보름 전 일이었습니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청해진해운 측에 조타기를 수리해 달라고 신청서를 냈습니다.

조타기의 전원 접속이 불량하니 근본적으로 고쳐달라는 내용입니다.

이 신청서는 사장 결재까지 받았지만 실제 수리여부까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조타기는 자동차로 말하면 핸들과 같은 핵심 장비입니다.

고장이 나면 대형 사고나 표류 가능성이 높아 당장 운행을 멈춰야 합니다.

업계 관계자들도 조타기에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있으면 배 운항 계획을 전면 취소하는 한이 있더라도 정밀점검을 해야한다며, 조타기 없는 운항은 있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조타기를 그냥 뒀다는 얘기입니까?

[기자]

청해진해운은 심각한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는 조타기를 정밀점검을 하지 않고 운항을 강행했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청해진해운의 세월호와 오하마나호의 조타기 수리를 담당했던 협력업체 측을 취재하면서 파악됐습니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YTN 취재진에게 세월호의 조타기를 최근 수리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여 최근 세월호의 직통전화기와 오하마나호의 조타기 램프 등을 고친 적은 있지만 조타기는 수리 의뢰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청해진해운이 이상 징후를 알고도 세월호를 보름 넘게 해서는 안 될 운행을 시킨 겁니다.

이 기간 세월호는 제주도를 4번이나 왕복했는데요.

이번 참사는 결국 예고된 재앙이었던 셈입니다.

[앵커]

이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청해진해운 측은 어떤 해명도 하지 않았다고요?

[기자]

일체 언론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도 했던 청해진해운은 조타기와 관련한 취재진의 사실 확인 요청에, 아무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수시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어떤 해명도 듣지 못했습니다.

다만, 어제 세월호 선원이 구속되면서 조타기의 고장 가능성만을 언급했는데요.

검경 합동수사본부도 사고 당시 조타기 고장 여부와 함께 청해진해운 측의 평소 점검 여부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안윤학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