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명 구한 해경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80명 구한 해경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2014.04.24. 오후 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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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정부의 부실한 대응이 희생을 키웠다는 질타가 높지만, 많은 인명을 구한 숨은 영웅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위험을 무릅쓰고 세월호에 있던 구명정을 유일하게 펼친 사람은 이형래 목포해양경찰서 경사였습니다.

당시 출동한 경비정에서 승객 80명을 구했는데요.

구조 당시 상황을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이형래, 목포해양경찰서 경사]
"구명벌이 2개씩 와이어로 묶여 있습니다. 손으로 핀을 뽑다가 한꺼번에 안 빠졌습니다. 자세도 불안했고 힘을 온전히 줄 수 없었거든요. 경사가 심해서...그래서 구두 뒷굽으로 쳐내서 핀을 뺀 다음에 와이어가 제거되면서 해상으로 (구명벌을) 투하했습니다."

"갑판에 올라가니까 경사가 많이 져서 맨몸으로는 올라갈 수가 없더라고요. 승객들이 안쪽에서 나오는데 미끄러져서 내려오면서 난간에 부딪혀 다친 분도 있어요. 그런 부분이 굉장히 위험했고요."

"조타실 아래쪽에서 (다른 직원이) 유리창 안에서 구조 요청을 하는 신호를 봤답니다. 사람들이 안에서 손을 흔들고 구조 요청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구, 연장을 가지고 차례로 (창문을 깨려고) 시도했는데 안 깨졌어요. 유리창을 깨는 도중에 급박한 상황이어서 우리 직원 한 명이 팔을 다쳤어요. 구조된 승객 중에 한 분이 망치를 들고 도와줘서 깨뜨린 겁니다. 안에 있던 승객 6∼7명 정도를 구출해낸 겁니다."

"470명이나 되는 승객이 있었는데 그중에 80명(을 구조한) 숫자는 너무도 작고요. (승객들이) 선박 밖으로만 나와 있었어도 더 많은 인원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이 너무 안타깝고...저한테 시간이 조금만 더 주어졌더라면 더 많은 인명을 구하고 싶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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