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트라우마...극복 방법은? [최상철, 디딤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세월호 트라우마...극복 방법은? [최상철, 디딤정신건강의학과 원장]

2014.04.27. 오전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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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로 세월호 침몰 열이틀째.

유례없는 참사의 규모와 구조기간이 오래 지속되면서 생존자와 실종자 가족뿐만 아니라 온 국민 전체 치유가 필요한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앵커]

디딤정신건강의학과 최상철 원장과 함께 극복방법은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앵커]

지금 저희들이 계속 특보로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마는 중간중간에 희생자 가족들의 심정을 담은 보도도 나가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당사자가 아니면 그 아픈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어떨까요, 실종자 가족들이 느끼는 고통은 어떻습니까?

[인터뷰]

저희들이 상상할 수 없는 굉장한 무력감과 분노, 기분 변동, 감정 기복을 겪고 계십니다.

그런데 맨처음에는 극도의 불안한 감정을 겪으시다가 무기력한 느낌, 멍한 느낌, 마치 머릿속이 정전이 된 느낌같이 이런 어떤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계신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단원고 학생들을 상대로심리 상담을 해 주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실제로 그 학생들 가운데에는 실종된 학생들의 언니도 있고 동생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인터뷰]

맞습니다.

저희들은 뉴스로 간접적으로 접해도 마음이 아프고 불편한데 직접적인 실종자나 피해자 가족들이나 가까운 지인들은 어마어마한 어떤 분노와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들이 불필요하게 이로 인해 힘들어 하고 또는 불필요한 외상을 겪지 않도록 더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앵커]

희생자 가족들도 그렇습니다마는 같이 배 안에 있었다가 구조됐던 사람들 그 가운데 일부는 단원고등학교 교감 선생님같은 경우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안타깝게 하기도 했는데 이른바 생존자 증후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인터뷰]

처음 사건 당시에는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워서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지 않다가 잠시 정신을 회복한 다음에는 그 당시 각각 개별적인 기억들이 다 있습니다.

그때 상황들, 그 상황들이 본인들을 굉장히 힘들게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내가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또는 내가 더 잘해야 됐었는데. 또 나만 살아남았네 하는 듯한 굉장한 자책감이 발생됩니다.

이 때 잘 도와주고 같이 옆에서 어쩔 수 없었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라고 지지해 주지 않는다면 극도의 판단을 할 수가 있겠죠.

[앵커]

그러니까 살아남은 사람들은 친구를 잃었다는 상실감도 있고 또 혼자 살아남았다, 구하지 못했다, 이런 죄책감도 있는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트라우마가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까?

[인터뷰]

기본적으로 트라우마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급성스트레스와 스트레스의 제일 센 형태, 그중에서 트마우마인데요.

트라우마는 어느 누구나 스트레스 증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후유증을 남길 수 있고 깊은 상처가 돼서, 그래서 불안하고 우울하고 위축되고 그로 인해서 많은 정서적인 어려움이 생겨서 일상생활이 활동하기 어려워 지는 상태가 되는 것을 트라우마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 외상후 스트레스 대표증상들이 나가고 있는데요.

기억이 계속 떠오르고 꿈에도 나타나고 특히 이렇게 단서만 보면 고통스럽다고 하는데 대구 지하철 참사 때 얘기를 들으니까 그 피해자가 아버지가 무심결에 지하철 타고 와라 이런 말만 듣고 화르르 화를 냈다고 하는데 어떤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까?

[인터뷰]

어떻게 보게 되냐면 상처가 충분히 낫지 않고 후유증이 생긴 상태라면 작은 자극에도 그 상처가, 이전의 상처와 똑같이 재경험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충분히 낫지 않은 트라우마 외상은 이전의 다른 경험들마다 재경험이 돼서 일상생활을 매우 방해하게 됩니다.

그래서 치료가 꼭 필요하다라고 보는 거죠.

[앵커]

아까 저희들 자료화면에 보니까 그 증상이 생리화학적인 반응으로도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게 단순히 심리적인 것에 머무르지 않고 신체적인 그런 고통도 준다라는 것이죠?

[인터뷰]

맞습니다.

기본적으로 온몸이 놀란 상태가 되는 건데요.

극도의 불안과 우울 상태가 됐을 때 온몸이 긴장이 돼서 쉬지않고 활동하는 상태가 됩니다.

그 상태가 됐을 때 이완 때 작동되는 모든 뇌기능을, 신체증상들이 다 멎게 돼서 식사, 수면 또는 소화 여러 가지 일상적인 부분들이 다 혼란스럽게 됩니다.

[앵커]

지금은 이렇게 원장님 같은 분들이 상담도움을 주고 계시고 또 주변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도와주고 있는데 사실 이런 트라우마 증상이 지금 당장이 아닌 몇 년 뒤에 10년 뒤에 이렇게 나타날 수 있다고도 해요.

[인터뷰]

맞습니다.

첫 수주 내지는 한두 달 안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심한 경우에는 그 수 개월, 수 년 뒤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경우가 나타나는 이유는 잘 지낸 것으로 생각했다가 우리들이 오히려 도와주는 사람들이었다든지 그 일을 수습하는 사람이었다가 수개월, 수년뒤에 그 상처가 회복되지 않았다가 갑작스런 위험 또는 사각지대에 빠져서 우리가 어려운 경험을 하게 되죠, 교감선생님처럼.

[앵커]

그렇다면 일단 학생들 또 생존자들 이런 트라우마에 노출돼 있는 분들은 어떻게 도움을 줘야 되는 건가요?

[인터뷰]

트라우마에 노출된다고 가정한다면 그분들은 충분히 이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에서 이것들을 가급적 견딜 수만 있다면 말로 표현해 주고 누구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누구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표현해 주고 그 표현을 받아줄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게 좋습니다.

그런 믿을 만한 환경과 대상이 주어지는 것, 그게 치유의 과정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가 걱정해야 할 부분이 구조나 수색에 나섰던 분들도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번에 아비규환의 순간에서 사람들을 구해낸 사람들, 시신을 인양하는 과정에서 충격이 클 것 같기도 한데 이런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인터뷰]

구조활동에 계신 분들이 특별히 심리적인 전문선생님이 아니라 보통 우리와 같은 분 아닙니까?

그런데 어쩔 수 없이 갑자기 투입된 그런 분들인데 민간분들이, 그런데 그분들이 시신을 확인한다든가 아니면 이런 어려운 상황들을 겪었을 때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합니다.

이 분들을 최소한 12시간 이상은 하루에 쉬시고 안전한 곳에서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줬어야 되는데 사실 그렇게 하지 못 했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좀더 특별한, 지금 부터라도 배려를 해 주시고 그리고 이분들이 개별적인 혹시라도 위험군에 들어가는 분들이 계시다면 개별적인 도움도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지금 진도 실내 체육관에는 실종자 가족분들과 함께 자원봉사자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족분들이 굉장히 예민한 상황이고 또 심리적, 육체적으로 피로한 상태이기 때문에 가족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주의할 점들은 주의하고 이런 점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자원봉사자들은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까요?

[인터뷰]

사실 저도 개인적으로 자원봉사자이기 때문에 이 일에 온국민 모두가 도울수만 있다면 모두 도우고 싶으셨을 마음이실 겁니다.

그런데 이 마음이 너무 지나쳐서 너무 적극적으로 또는 과도하게 접근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을 기본적으로 아무리 저희들 마음이 그렇더라도 가족들,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따라가고 그분들 마음을 옆에서 같이 견뎌주고 마음을 아파할 때 옆에서 같이 견뎌주는 과정이 제일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저게 수칙이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SNS에 실종자 가족 모습을 올리지 않는다, 이 부분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고요.

또 가족들이 화를 내면 조용히 듣는다, 좀 새겨 들어야 될것 같습니다.

[앵커]

같이 울어주고 같이 얘기 많이 들어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산고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집에서 충격에 빠져 있는 것보다 같이 나와서 얘기하고 이런 게 좋다는 판단에서 인 것 같은데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안산고 학생들은.

[인터뷰]

맞습니다.

안산고 학생들이 사실 어른들도 나 혼란스러웠지만 아이들도 상당히 우왕좌왕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확인되지 않은 정보, 루머들에 의해서 아이들이 휩쓸린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서 학교로 빨리 복귀해서 정확한 정보와 대처 기술을 알려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복귀를 했는데 첫날 많이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그 아이들이 비교적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이렇게 극복하는 여러 가지 방법과 모습들이 있구나라를 배주고 또 도움 받을 수 있는 곳이 있구나라고 배려를 받은 것 같습니다.

점차 회복중에 있습니다.

[앵커]

그런 부분도 궁금한데요.

이번에는 특히 관계된 사람들이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어른들에 비해서 우리 학생들은 이런 상처나 아픔에 빨리 극복이 되는지 아니면 오히려 그런 게 더딘지 어떻습니까, 전문가로 보시기에.

[인터뷰]

뇌발달상으로 보면 아직은 미숙한 취약한 상태죠.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가 바로 청소년기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때 겪는 상처는 어른들에 비해서 더 준비 없이 겪은 사건이기 때문에 더 깊은 외상으로 남을 확률이 많습니다.

하지만 또 그에 따른 탄성, 회복 가능성은 또 아이들이 건강함이 맞습니다.

오히려 이번 저희들도 상담하고 할 때 저희들을 오히려 위로하고 고생하시네요 하고 도와주는 학생도 많았습니다.

그런 것을 봤을 때 아이들이 역시 희망이 있고 도움만 받으면 극복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고 봅니다.

[앵커]

저희도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인 것 같은데 특히 아이들이 뉴스를 보고 더 충격이 크다고 합니다.

선정적이고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언론 때문에 의혹계 차원에서도 언론보도와 관련해서 성명서를 내기도 했는데요.

혹시 이런 대형 재난상황에서 저희 언론이조심하고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있다고요?

[인터뷰]

언론이 제일 중요한 건 정보제공인 것 같습니다.

그것만이 혼란스러운 상태를 빨리 안정화 시킬 수 있는 것 같고 다만 정보 과정상에서 취재 과정 혼란스러운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상에서 아이들한테 상처를 주거나 또는 2차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내용들을...

[앵커]

초반에 거짓 정보 때문에 혼란을 가져오기는 했어요.

[인터뷰]

그러면서 2차적인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디딤정신건강의학과 최상철 원장과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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