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변한 게 있나? 여전한 안전사고

100일...변한 게 있나? 여전한 안전사고

2014.07.25. 오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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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가 세월호 참사 100일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큰 사고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하철과 건설현장, 또 병원에서 생긴 각종 사고로 안타까운 희생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전 불감증'이라는, 이 한 마디 말로 덮고 지나가기에 희생이 너무 큽니다.

최원석 기자가 세월호가 출항했던 인천항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출항 시간에 앞서 인천항과 연안 섬을 오가는 선박에서 차량 고박작업이 한창입니다.

화물 고박은 세월호 침몰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된 안전 요소.

예전 같으면 한두 개 모양만 내고 말았을 고정벨트를 네 모서리에 모두 겁니다.

이 정도면 안전한 걸까?

몇몇 승객들은 엔진 시동을 켜둔 채 화물칸에 타고 잠을 잡니다.

차량 화재에 대비해 시동을 꺼둘 것을 주의사항으로 분명히 적어뒀지만 보란듯 무시합니다.

객실의 승객들 누구 하나 구명자켓 착용법이나 보관 위치를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안전 교육은 방송과 비디오로만 이뤄지고, 연습용으로 착용해볼 수 있도록 꺼내둔 장비도 전혀 없습니다.

두 시간 넘는 항해동안 얼굴 한번 보이지 않는 승무원들만 믿고 있기에 승객은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최홍필,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배에서 냉장고 같은 게 쓰러져서 학생들이 다쳤다고 뉴스에 나왔는데 그런 게 있나 없나 먼저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세월호 사고 이후 신분증 검사는 좀더 철저해졌지만, 명목이 불분명하다는 논란이 있었던 '항운노조비'는 여전히 설명도 없이 현금으로 걷어갑니다.

장성 요양병원 참사와 고양시 버스터미널에서의 화재, 또 서울과 태백에서의 지하철과 열차 충돌 사고까지.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많은 사고 희생자들이 생겼습니다.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은 번번히 공허하게 사라질 뿐입니다.

[인터뷰:최홍갑,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배라든가 열차라든가 공무원들 아니면 개인업자들을 철저하게 관리를 해서 이런 사고가 안 일어나게끔..."

정부도, 언론도 안전불감증이란 한 마디로 사고를 정리하고 넘어가다 보니 사고의 교훈은 금세 잊힙니다.

[인터뷰:오원신, 1999년 인천 인현동 화재 출동 소방관]
"안전하게 살아서 나오란 문서를 보내면 살아서 나옵니까? 우리 그렇게 하고 있단 말이에요. 수해날 때 쯤이면 각 기관에 태풍이 올지 모르니까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공문만 보내면) 그게 처리냐는 거죠."

미국은 지난 2003년 100여 명이 숨진 나이트 클럽 화재를 계기로, 2년에 걸친 논의 끝에 사고 방지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100일이 지나는 동안 우리의 안전 의식은 정말 충분히 변했을까요?

YTN 최원석[choiws888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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