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호수처럼 변해"·"공식조사 기다려봐야"

"4대강 호수처럼 변해"·"공식조사 기다려봐야"

2014.07.28. 오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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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민사회단체들이 4대강을 조사했더니 유속은 급격하게 느려졌고, 바닥은 진흙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4대강이 호수처럼 변해간다는 건데요, 환경부는 정부 차원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최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한강 이포보 인근 물속의 모습입니다.

녹색 부유물이 가득한 강물 속에 물고기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자갈엔 물이끼가 덕지덕지 붙어 있고, 곳곳에선 큰빗이끼벌레가 자라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최근 4대강 전역의 강물 상태를 점검한 결과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아주 느려진 물의 속도.

산소 공급과 자정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유속은 4대강 공사 전보다 10배 넘게 느려졌습니다.

특히, 낙동강 달성보와 금강 백제보 등 13곳에선 너무 느려 측정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였습니다.

'용존 산소량'도 낮아지면서 4대강은 점점 수중 생물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박창근, 관동대학교 교수]
"시궁창 냄새가 나는 뻘로 하천 바닥이 코팅된 상태거든요. 이런 것들은 날이 조금만 따뜻해지면 떠올라서 수질을 악화시킬 개연성이 있고..."

또, 모래가 있던 강바닥은 미세 진흙이 쌓이면서 '벌'처럼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4대강이 호수처럼 돼가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인터뷰:이현정 박사,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원]
"흐르던 물이 있는 강에서 물의 흐름이 없어지면, 작은 입자들이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원래 모래에 알을 낳던 어류들이 살 수가 없는 상태가 되고요..."

현장 점검에 나섰던 시민단체 측은 서둘러 보의 문을 열어 물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는 시민단체가 아닌 국무조정실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허규회, 환경부 물 환경정책과 사무관]
"민간 전문가 80여 명이 참여하는 조사평가 위원회가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조사결과가 12월 말쯤 나옵니다. 환경부는 그 조사결과를 토대로 더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가 사업 효과로 내세웠던 수질 개선이나 생태계 복원보다는 환경 파괴의 징후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는 상황!

인위적인 인간의 손길에 맞서 4대강의 역습이 시작된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최원석[choiws888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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