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절제·성적 억압이 일탈 초래"

"자기 절제·성적 억압이 일탈 초래"

2014.08.23. 오후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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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일탈 행위는 선뜻 믿기지 않을 만큼 무모하고 황당하기까지 합니다.

남부럽지 않은 지위를 누렸을 그가 왜 이렇게 터무니없는 짓을 저질렀는지 전문가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권민석 기자입니다.

[기자]

검사장이란 본분을 송두리째 망각한 일탈엔 어떤 제동장치도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음란행위가 처음이 아닐 거라고 입을 모읍니다.

오랜 시간 동안 성의식이 왜곡되며 차츰 대담한 형태로 엇나갔을 거라는 겁니다.

[인터뷰: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지금 상당히 문제 행동이 진행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소위 공공장소에서 본인의 성기를 노출하는 노출증에 해당한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사회 지도층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이 일탈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공무 수행에 따르는 과중한 스트레스와 절제가 반대급부의 역주행을 일으켰다는 분석입니다.

욕구의 해방구 내지 탈출구가 제한적인 공직자 신분은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인터뷰:오동열, 정신과 전문의]
"애정의 박탈감이 있을 수 있고, 또 고위직에 있다 보니까 그런 것이 근본적으로 많이 차단되지 않겠습니까. 차단은 돼 있지만, 그러나 그런 욕망은 있고..."

지검장이 아닌 일상 속에서 '볼품없는 자신'을 마주했을 때 느꼈을 괴리감도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공적 영역의 화려함과는 동떨어진 초라함이 부조화를 일으켜 성적 충동을 키웠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인터뷰: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두 개의 세상이 있습니다. 하나는 외적으로 인정받는 도덕적이고 상당히 청렴하고 용의주도하고. 그런데 자신만의 세계에서는 성적 비행을 하는..."

전문가들은 또 김 전 지검장이 공직자란 굴레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상황이 악화됐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YTN 권민석[minseok2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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