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도 살해"...'포천 고무통 살인' 기소

"남편도 살해"...'포천 고무통 살인' 기소

2014.08.27.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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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안에서 시신 두 구가 발견됐던 이른바 포천 고무통 살인사건, 피의자는 내연남 살해는 인정하면서도 남편 살해 혐의는 계속 부인해 왔는데요.

검찰이 피의자에게 남편 살해 혐의까지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최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일 이른바 '포천 고무통 살인 사건'을 검찰로 송치한 경찰.

피의자 50살 이 모 씨에게는 내연남 살해혐의와 시신 은닉죄, 아동학대 혐의 등을 적용했습니다.

당시 시신 두 구가 모두 집에서 발견된 만큼 이 씨가 남편을 살해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명확한 증거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20일 가까운 구속수사를 통해 이 씨가 내연남뿐만 아니라 남편까지 살해한 게 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씨의 진술과 심리 검사 결과, 또 약물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입니다.

우선 검찰은 남편 박 모 씨의 시신에서 치사량의 수면제 성분이 발견됐지만 박 씨가 평소 약을 복용하지 않았고 자살 가능성도 없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또 이 씨 주장대로 남편이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을 거뒀을 가능성도 통계적으로 희박하다고 봤습니다.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인 적 없다는 이 씨의 진술이 거짓에 가까운 데다, 집안 맥주캔과 컵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점도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검찰이 추정한 이 씨의 남편 살해 시기는 지난 2004년쯤.

수면제와 고혈압 치료제를 섞어서 남편 박 씨를 살해했을 수 있다고 봤지만, 시신의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진 못했습니다.

다만 간접 증거를 이리 저리 종합해 이 씨에게 살해 혐의를 적용하다보니, 검찰의 기소가 법적인 처벌로도 이어질 지는 의문입니다.

검찰은 피의자 이 씨가 남편 살해 혐의를 법정에서도 계속 부인할 것으로 보고, 정신과의사와 약사 등 각계 전문가를 동원해 공소유지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

YTN 최원석[choiws888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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