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 스스로', 치매 악화 늦춰!

'모든 일 스스로', 치매 악화 늦춰!

2014.09.21.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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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같은 치매라고 해도 정도가 가벼운 경증과 심각한 중증은 큰 차이가 나죠.

그런데, 좀 힘들더라도 웬만하면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인내력을 갖고 유도하는 게 악화를 늦추는 길이라고 합니다.

치매 극복을 위한 YTN 시리즈, 오늘은 마지막 날로 치매 환자와 보호자가 지켜야 할 행동 원칙을 김기봉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부터 치매 끼를 보이기 시작한 77살 김 모 씨.

처음엔 건망증 수준이었지만 점점 심해져 의사 소통도 쉽지 않게 됐습니다.

하지만 보호자인 부인은 남편이 해야 할 일을 직접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애가 타지만 그것이 악화를 막는 길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치매환자 보호자]
"그냥 지켜보고 앉아 있어야 돼. 그래서 잘 못 하면 지적을 해서 그렇게 하지 마세요. 말은 알아듣거든요. 치매 환자들이 전혀 말을 못 알아듣는 건 아니에요."

지난해 대한치매학회가 내놓은 치매 정도별 행동지침.

정도에 따라 지침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환자 본인이 하도록 반복적으로 권유한다는 것입니다.

치매학회가 5개월 동안 126명의 환자를 상대로 비교 실험을 했더니, 이행을 하지 않은 그룹은 '생활수행능력'이 크게 떨어졌지만 지침을 실행한 그룹은 오히려 능력이 향상돼 확실한 대조를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환자 보호자가 느끼는 간병부담 또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지침을 적극적으로 이행한 그룹은 변화가 거의 없었지만 이행하지 않은 그룹은 간병부담이 23%나 늘어났습니다.

또 지침을 이행한 환자들은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에 우울감도 많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문연실,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
"본인이 정말 쓸모가 없다고 느껴지십니까? 이런 항목들도 물어보는데, 그런 항목에 대해 아무래도 '아, 내가 이정도는 계속 수행을 하고 있으니까' 점수가 좋아지죠. 그런 느낌 자체가 없어지니까요."

따라서 초기 치매일 경우엔 요양시설에 맡기기 보다는 가능하면 집에 함께 살면서 환자의 재활을 도와주는 노력이 악화를 크게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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