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부풀리고 부품은 적게...터널 부실공사

공사비 부풀리고 부품은 적게...터널 부실공사

2014.10.09. 오전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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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로를 가다보면 터널을 종종 지나게 되는데요

건설를 맡았던 업체들이 공사비를 부풀리면서 부품은 적게 썼다가 들통나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그랬다는 것인데, 사용자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계훈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터널 공사 한 곳의 현장 책임을 맡은 현장소장 56살 이 모 씨.

공사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들자, 자재를 덜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주변의 암반을 지지해주는 '락볼트'를 설계보다 적게 사용하고는 비용은 부풀려 청구했습니다.

락볼트 만 3천여 개를 빼돌려 빼돌린 금액은 8억 6천만 원.

락볼트를 시공한 뒤 특수 콘크리트를 부어 타설하면 실제 사용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이 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다른 업체들도 2009년부터 최근까지 8개구간, 15개 터널에서 58억 원을 빼돌렸습니다.

공사비 부풀리기는 이미 만연돼 있었습니다.

검찰이 전수조사한 결과 2010년 이후 착공한 터널 121개 가운데 78개 터널에서 락볼트가 27%나 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과다 청구한 공사비는 187억 원에 달합니다.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는 주요 자재의 반입 수량을 제대로 검수하지 않았고, 현장에서 시공 과정을 일일이 확인하지도 않았습니다.

[인터뷰:문홍성,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검찰은 이같은 사실을 한국도로공사에 통보해 터널의 정밀안전진단과 더불어 과다청구된 기성금 환수 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며..."

검찰은 안전을 도외시 한 터널공사 현장 소장 이 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13명을 불구속기소했습니다.

YTN 계훈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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