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밟아도 돼요?"...환풍구 보행 '들쭉날쭉'

"밟아도 돼요?"...환풍구 보행 '들쭉날쭉'

2014.10.20. 오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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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판교에서 환풍구 사고가 난 뒤에 예전처럼 환풍구를 밟아도 될지 걱정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일부 환풍구에는 보행 금지 경고문까지 붙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대다수라, 시민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입니다.

한동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내 공연장 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

사고가 난 뒤 다른 환풍구의 모습은 어떨까.

서울 대한문 앞 환풍구입니다.

환풍구 옆엔 '접근 제한' 경고문이 붙었고, 그 위를 걷는 시민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환풍구 위로 시민들이 걷거나 앉아 있었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하지만 다른 곳의 사정은 다릅니다.

시청역 출구 앞의 환풍구 위로는 대다수 시민이 아무렇지 않게 걸어 다닙니다.

서울시청역 1번 출구입니다.

출구에서 불과 3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인도와 같은 높이의 환풍구가 자리 잡고 있어, 출퇴근길 보행자들의 인도처럼 이용되고 있습니다.

보행자가 다녀도 안전하기는 한 걸까.

이번 붕괴 사고가 난 판교 환풍구에서 수십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환풍구입니다.

발로 밟으면 덮개가 덜컹덜컹 움직이고, 한 손으로도 쉽게 들립니다.

환풍구 1㎡에 500kg까지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는 게 관련 기관의 설명이지만, 시민들은 장소마다 보행 규정이 다른 탓에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어디는 걸어도 되고 어디는 걸어서는 안 되는지 헷갈린다는 겁니다.

[인터뷰:통학생]
"환풍구 사고 나도 맨날 지나다니는 길이니까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그냥 다니는 것 같아요."

[인터뷰:권기현, 경기도 부천]
"사고 터지기 전에는 환풍구 밟고 왔다 갔다 했었는데 그 사건 이후에는 불안해서 지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환풍구 2천4백여 개 가운데, 인도에 설치된 건 천7백여 개.

애초에 보행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닌 만큼, 안전 펜스를 설치하거나 추가적인 안전 조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YTN 한동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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