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방역복 뒷북 강화

에볼라 방역복 뒷북 강화

2014.10.23. 오전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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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하면 입원치료를 담당하는 국가 지정 격리병원이 국립중앙의료원이죠.

이 병원 감염내과 소속 간호사 4명이 집단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사직 이유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에볼라에 대한 의료진의 공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은데요.

의료진을 해외로 파견까지 하기로 한 우리 정부, 감염에 대한 안전 인식은 어느 정도일까요?

등급별 방역복입니다.

화면 왼쪽부터 A등급, B등급, C등급, D등급 방역복인데요.

왼쪽으로 갈수록 외부와의 접촉이 더 차단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격리 병동에 보급돼있는 방역복은 바로 가장 낮은 단계의 방역복, 바로 D등급입니다.

마스크와 고글, 방수가 가능한 방역복에 장갑을 끼고 있죠.

C등급과 비교해볼까요?

C등급은 일단 안면보호구가 장착돼있습니다.

마스크와 고글 사이로 에볼라 환자의 타액 등이 튈 우려가 있는 D등급과는 차이가 있죠.

장갑과 덧신은 방수가 되는 이중으로 돼있습니다.

D등급보다는 보호장비를 벗을 때 감염 우려가 조금 덜어지겠죠.

의사협회의 설명 잠시 들어보시죠.

[인터뷰:최재욱,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
"(D등급은)의료진이 에볼라 환자나 의심되는 사람을 치료할 때 사용해서는 안 되고 오염이 의심되는 지역을 서베이하거나 현장에 다니면서 초동 조사를 할 때 입는 초동 대응용입니다. 이런 식으로 얼굴을 다 가리는 방독면과 필터가 달려있는 게 C등급에 해당됩니다."

결국 현장 점검 때나 쓰는 초동대응용을 격리 병동에 비치해뒀다는 얘기가 됩니다.

미국에서는 D 형태의 방역복을 입고도 의료진이 에볼라에 감염되자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이미 지난 주 방역복의 권고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안면마스크와 특수장갑, 손목, 발목에 테이핑까지 하도록, 사실상 C로 강화한 건데요.

우리 정부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그제서야 우리 정부, 격리 병동에 C등급 방역복을 비치하기로 했습니다.

뒷북 대책이죠.

하지만 문제는 여전합니다.

방역복 비치가 다가 아니라는 건데요.

방역복 사용법을 비롯한 제대로 된 안전 교육이 없다면 무용지물입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렇게 보호장구 착용 방법을 대대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의료진 파견부터 내세운 정부,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으려면 우려와 불신을 줄일 감염 방지 대책부터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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