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단청...관리·감독도 소홀

엉터리 단청...관리·감독도 소홀

2014.10.28. 오후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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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숭례문 단청을 복구하면서 전통 안료가 아닌 화학 안료를 썼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화학 재료를 쓰면서 전통 재료라고 속인 단청장뿐 아니라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던 문화재청 공무원과 감리단 직원들에게도 책임을 물었습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숭례문 단청에 전통 안료가 아닌 화학 안료가 쓰였다는 의혹이 불거진 건 지난해 11월.

경찰이 안료를 채취해 검사해보니 화학 안료인 티타늄과 접착제인 포리졸이 검출됐습니다.

옛 기법 그대로 전통안료와 아교만으로 숭례문 단청 원형을 복구하겠다던 단청장 홍 모 씨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난 겁니다.

경찰은 이처럼 전통기법으로 단청을 시공할 능력이 없는데도 문화재청을 속여 공사를 진행하고 인건비 3억 9천여만 원을 챙긴 혐의로 홍 씨 등 공사 관계자 6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인터뷰:이의철, 서울 용산경찰서 지능범죄팀]
"단청장은 화학안료와 화학접착제 사용을 숨기기 위해서 자신의 사무실에 별도 보관을 하고 사용할 때에는 물과 희석을 한 후에 별도의 통에 담아서..."

경찰은 이와 함께 문화재청 전 숭례문 복구단장인 55살 최 모 씨 등 공무원 5명과 감리단 직원 2명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1970년대 이후, 전통 기법의 맥이 끊겼다는 걸 알고서도 홍 씨의 기술을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고 공사를 맡긴 책임을 물은 겁니다.

특히 감리단은 안료를 섞는 과정을 직접 관리 감독 해야 할 의무가 있었지만 경찰 조사결과 아예 이 과정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숭례문 단청에 화학재료가 쓰였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경찰은 다른 국가 문화재도 복구 과정에 부실시공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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