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급식 차질...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이틀째 급식 차질...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2014.11.21. 오전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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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건부 기자들과 취재현장 이야기 나눠보는 동분서주 시간. 오늘 우철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일선학교 비정규직 직원들이 오늘까지 이틀 동안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데 어제 현장에 갔더니 급식상황은 어땠습니까?

[기자]

학교 비정규직의 3분의 2가량이 급식 조리원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서울에서만 85개 학교를 비롯해서 전국적으로 905개 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전체 학교의 10% 남짓이라 다행히 급식 대란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는데요.

도시락을 학생들이 지참해 오거나 빵이나 우유 같은 대체식이 지급되기도 했고 단축수업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제가 직접 갔던 학교가 단축수업을 했던 학교인데요.

각 반 임원들이 주도를 해서 햄버거를 사와서 먹기도 했고요.

또 일찍 하교하고 난 다음에 근처에 있는 분식집에 가서 친구들과 도란도란 모여서 분식으로 점심을 때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앵커]

학교에서 빵이나 도시락을 주는 경우도 있고 단축수업을 하면 아이들이 알아서 음식점이나 분식점 가서 식사를 해결했다, 이런 얘기군요.

[기자]

네.

[앵커]

그렇다면 일단은 학교 비정규직에 대해서 알아봐야 될 텐데 생각보다 비정규직 직원들이 많이 일을 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학교 비정규직은 학교에는 교사와 학생 말고도 교육업무를 보조하는 여러 구성원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급식을 담당하는 급식조리원이 있고요.

또 교무실에서 행정업무를 보조하는 행정보조원.

그리고 과학실에서 실험기구를 준비하거나 각종 방과후 교실 교사들도 다 학교 비정규직입니다.

모두 37만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는데요.

이들이 사실 학교 운영에 있어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공식적인 명칭은 없고요.

[앵커]

제대로 된 명칭조차 없군요.

[기자]

그래서 각종 보조나 회계직 그리고 계약직 근로자 등으로 불리다보니까 학교 비정규직들은 유령과 같은 존재로 취급되고 있다 라는 말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처우에 대해서 상당히 불만이 많을 듯한데 지금 이틀동안 총파업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뭔가요?

[기자]

가장 근본적으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라는 건데요.

그런데 이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서 그렇다면 정규직과의 차별이라도 없애달라라는 게 요구입니다.

[앵커]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기자]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요구사항은 바로 식대를 지원해 달라는 건데요.

정규직 같은 경우는 월13만원의 식대보조비가 나오지만 학교 비정규직의 경우에는 전혀 나오지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급식 조리원 같은 경우에는 학생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먹는 눈칫밥 설움을 겪기도 하고요.

또 몇 년을 일해도 기본급이 같다 보니까 호봉제를 도입해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아무리 오래 일해도 월급은 같다, 늘지를 않는다, 이 말이죠.

[기자]

네, 그리고 또 명절 휴가비도 10만원에서 20만원 수준이고 방학 때 안 나오다 보니까 생계에 위협을 받다 보니까 방학 때 생계대책도 세워달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급여나 이런 것에서 정규직과의 차별을 없애달라는 거죠.

[앵커]

비정규직 입장에서는 설움을 느낄 만한데 대선공약이었지만 현실적으로 정규직화는 힘드니까 좀 사람답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처우개선을 보장해 달라, 이런 얘기인 것 같은데 교육당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한마디로 요구조건을 들어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겁니다.

학교 비정규직은 각 시도 교육청과 계약을 하고 있는데요.

이유는 교육청의 살림살이도 넉넉하지 않다는 겁니다.

무상급식 예산이라든지 아니면 유아보육 누리교육과정 예산 그리고 명예퇴직자가 최근 급격히 증가한 것과 관련해서 쓸 곳은 많은데 들어올 곳은 많지 않는다는 거죠.

제가 교육부 관계자와도 직접 통화를 해 봤는데 비정규직이 요구하는 것들이 지나친 부분도 있다라는 얘기도 하고 있어서 협상타결이 조금 어렵지 않겠냐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오늘까지 총파업을 한다는 것은 한시적으로 한다는 건데 교육당국은 크게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이 나와 있나요?

[기자]

일단 학교 비정규직 연대측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제2, 제3의 추가파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 오늘 상황에 대해서만 살펴보면 어느 정도 학교에 급식차질이 생길지에 대해서는 상황이 유동적이다 보니까 정확한 집계는 되지 않았습니다.

현재로서는 어제와 비슷하거나 다소 줄어들지 않겠느냐였는데요.

학교 관리자들이 이틀 연속으로 급식 차질이 생기는 것을 용인할 수 없어서 어제 하루만 파업에 참여하고 돌아온 경우도 많고요.

[앵커]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은 오늘까지 갑작스럽게 점심이나 식사를 준비하느라 힘들겠지만 이 비정규직 선생님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 약간 감내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철희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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