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울산바위 휴게소' 추억 속으로...

설악산 '울산바위 휴게소' 추억 속으로...

2014.11.23. 오후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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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악산을 오르는 대표적인 등산로는 비선대와 비룡폭포, 울산바위로 가는 길이 있죠.

예전에는 수학여행이나 신혼여행으로 가는 유명 여행지이기도 했는데 정상 즈음에 있던 휴게소가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집니다.

박소정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나라에서 경관이 가장 멋진 암괴라는 설악산 울산바위.

정상에 오르는 길에는 유명한 흔들바위도 있습니다.

1980~90년대까지만 해도 수학여행이나 신혼여행지로 많이 찾던 관광지였습니다.

[인터뷰:임옥숙, 경기도 성남시]
"옛날에 수학여행 갈 때, 신혼여행 갈 때 설악산이 최고였어요. 갈 데가 있었나요. 사실, 그때."

[인터뷰:김영환, 설악산 휴게소 상인]
"신혼부부들도 막걸리, 도토리묵, 감자전, 파전. 맛있다고 많이 먹고 갔습니다."

설악산의 대표적 탐방로 세 군데는 울산바위를 비롯해 비선대와 비룡폭포로 향하는 길입니다.

각 탐방로에는 1970년대 조성된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발길이 뜸합니다.

외국여행이 자유로워지고 여행 문화도 다양화하면서 관광객은 크게 줄고, 대부분 등산객이기 때문입니다.

40년 넘은 낡은 건물들의 미관상 문제도, 오·폐수 문제도 끊임없이 지적됐습니다.

탐방객들 의견은 엇갈립니다.

[인터뷰:김진석, 경기도 남양주시]
"막걸리 딱 한 사발 하면 목도 축여지고 시원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이런 데가 없어지면 좀 섭섭하지 않겠어요?"

[인터뷰:강순주, 경기도 부천시]
"술 드시라고 호객행위하니까 기분이 언짢기도 하고요. 가장 중요한 건 술 먹고 산행을 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다 보니까..."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결국 설악산 탐방로에 있는 휴게소 9곳을 내년까지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설악산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정한 녹색목록에도 오른 만큼 명성답게 자연을 복원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인터뷰:홍성광, 국립공원관리공단 차장]
"이번에 철거하고 자연 모습으로 복원함으로써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세계적 국립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추억 속 휴게소들이 사라진 자리가 어떤 풍경으로 채워질지 관심입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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