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 투병' 박승일, KBL 명예직원 정리해고

'루게릭 투병' 박승일, KBL 명예직원 정리해고

2014.11.25. 오후 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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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비원이 분신 사망한 아파트, 이번에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경비원 전원을 해고한다고 밝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죠.

그런데, 이렇게 분노할 만한 일이 또 있습니다.

장소는, 농구 코트입니다.

영문도 모른 채 정리해고 당한 사람, 바로 박승일 전 코치입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이죠.

지난해 8월, 한국농구연맹이 박승일 전 코치를 명예직원으로 위촉했습니다.

월급도 50만 원씩 주기로 했고요, 각종 복지 혜택도 약속했습니다.

박 전 코치가 무엇보다 기뻤던 건, 다시 코트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거겠죠.

아픈 몸을 이끌고 직접 위촉식에 참석했고, 당시 총재가 사원증을 걸어주면서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하지만 그 훈훈함은 11개월 만에 끝나고 말았습니다.

올 6월, 갑자기 급여가 뚝 끊긴 겁니다.

총재가 바뀐 시점과 같다고 하는데요.

일시적인 행정 오류라고 생각했던 박 전 코치,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서러운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숨도 기계로 쉬는 반시체 같은 환자를 두고 장난치는 것 같다', '나에게 그 돈은 돈 이상의 가치가 있다. 아직도 왜 해고를 당했는지 모르겠다', 박 전 코치가 힘겹게 눈꺼풀을 움직여 써내려간 메시지 내용이라고 합니다.

KBL은 뒤늦게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박승일 전 코치의 이유 없는 정리해고, 누리꾼들의 생각을 엿보겠습니다.

'아픈 사람 데리고 쇼 한 당신들 분명히 벌받을 거야', '홍보대사도 보통 1년은 한다. 못 채웠으면 이유라도 확실히 대라', '제대로 하는 게 없네. 두 번 죽이는 일을 서슴없이 하는 KBL', '이런 나쁜 x들아. 한 달에 50만 원이 아깝냐?', 명예직원이 됐을 때, 박 전 코치는 다시 코트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감격했다고 합니다.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던 박 전 코치에게, 다시 한번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 것 같은데요.

아무쪼록 힘내시라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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