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식대 9년째 제자리...영양도 엉망

환자 식대 9년째 제자리...영양도 엉망

2014.12.22. 오전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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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원 밥이 맛이 없다는 말 많이 들으실텐데요.

물론 환자니까 입맛이 없는 면도 있지만, 영양소를 충분히 담지 못한 부실한 식단이 많기 때문입니다.

9년째 고정돼있는 환자 식사에 대한 보험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기봉 기자입니다.

[기자]

때가 되면 어김없이 나오는 환자식.

입원환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받아들긴 하지만 먹는 즐거움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대부분 식단이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빨리 회복해야 하는 환자의 식사는 무엇보다 영양이 중요하지만, 구조적으로 그러기가 어렵게 돼 있습니다.

밥값이 묶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식은 지난 2006년 건강보험 급여화되면서 일반식 기본 식대가 3,390원으로 책정된 뒤 지금까지 9년째 한 번도 조정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환자 부담 비율만 애초 20%에서 50%로 한 번 올랐을 뿐입니다.

같은 기간 주요 외식 메뉴들이 20%~30% 오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납니다.

식재료비와 인건비, 설비투자비 등의 상승분이 전혀 고려되지 않다보니 좋은 식단 꾸리기가 매우 어렵다는 하소연입니다.

[인터뷰:김혜진, 대형병원 영양팀장]
"(적은 예산에 좋은) 식사를 제공하고자 굉장히 노력을 해서 어떻게 여기까지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영양적인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계속 이렇게 유지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연세대 보건대학원이 환자식의 원가와 수가를 분석했더니 영양 기준을 맞춰 식사를 제공하면 팔면 팔수록 손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병원 규모에 따라 한 끼에 7백 원에서 천3백 원의 적자가 났습니다.

따라서 물가나 인건비 상승에 준하는 최소한의 가격 연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태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급식이라는 것이 의료행위는 아니지만 환자가 건강을 회복하고 조기에 사회에 복귀를 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그렇다보니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를 인상하는 그 시점에서 같이 입원환자 급식에 대해서도 가격 인상을 논의하고..."

환자 식대 인상은 그러나, 결국 환자나 건강보험 재정의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엄격한 영양 기준과 그것을 지키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 감독도 반드시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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