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세탁기 공방전'

삼성전자-LG전자 '세탁기 공방전'

2014.12.22.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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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전제품계의 양대산맥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기 공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독일에서 있었던 '세탁기 파손 사건' 때문인데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 'IFA' 를 앞둔 양사는 전시 준비에 한창이었는데요.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좀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가전제품 판매점에 전시되어 있는 삼성전자의 신형 세탁기를 LG전자 임원들이 망가뜨린 겁니다.

CCTV에는 LG전자 임원들이 세탁기 문을 수차례 여닫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세탁기 문의 연결 부분이 파손됐습니다.

이 일로 LG전자 측에서는 바로 세탁기 4대 값을 물어주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는데요.

사건 2시간 전, 다른 매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해당 매장의 CCTV에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정장 차림의 동양 남자가 삼성전자 세탁기 문을 힘껏 누르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삼성전자 측에서 이 남자가 LG전자의 조성진 사장이라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경쟁업체간의 갈등으로 번졌습니다.

[인터뷰:박찬호,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
"타사 제품이 파손 됐는데도 한 회사의 최고 임원이 매장측과 적절한 조치 없이 자리를 떠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불가피하게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의뢰를 하게 됐습니다."

[인터뷰:임영민, LG전자 홍보팀 부장]
"공개된 장소에서 저희 회사 임직원들이 특정 회사 제품을 고의로 훼손할 이유가 없습니다. 글로벌 세탁기 1위 업체인 저희 회사에 대한 흠집 내기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조성진 사장은 국내 세탁기 명장으로 알려져 있어 사건의 파장이 더 컸는데요.

이를 두고 당시 삼성전자는 LG전자가 고의적인 파손으로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주장했고, LG전자에서는 제품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일상적인 테스트에 불과하다며 맞섰습니다.

LG전자는 이번 맞고소에서 삼성전자가 언론에 공개한 CCTV 영상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에 삼성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세탁기에 수 차례 충격을 주는 장면이 있기 때문에, 파손의 책임이 LG전자에게만 있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영상에 보이는 세탁기와 삼성전자가 증거로 제출한 세탁기가 같은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증거 제출 전에 추가적인 훼손이 있었는 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LG전자의 맞고소가 의도적인 수사 지연이라며, 증거 영상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구체적인 수사를 위해 어제 조성진 사장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상황인데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다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3년, 삼성전자 에어컨 광고에 있는 '국내 판매 1위' 문구로 신경전이 있었고 2012년에는 삼성전자 측에서 양사의 냉장고 용량을 비교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것이 문제가 됐었는데요.

제품의 경쟁력을 두고 다투어야 할 국내 1,2위 업체들의 신경전이 이번에도 소비자들에게는 달갑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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